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계속 내보내 주시면 10홈런 자신 있습니다"
두산 베어스 김대한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7차전 홈 맞대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아올랐다.
지난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김동준은 올해 처음 1군의 부름을 받았다. 4월 첫 콜업 당시에는 자신의 실력을 뽐낼 기회가 많지 않았으나, 다시 2군으로 내려간 뒤 무력시위를 펼쳤고, 2군에서 41경기에 출전해 38안타 6홈런 24타점 22득점 타율 0.271 OPS 0.808로 훌륭한 성적을 거둔 끝에 지난 3일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 다시 한번 1군으로 올라왔다.
김동준은 3일 KIA전에 대타로 출전해 2타수 1안타로 데뷔 첫 안타를 터뜨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4일 KIA전에서 다시 한번 안타를 신고하더니, 전날(5일)은 1-1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2사 1, 2루에서 대타로 출전해 KIA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안타를 쳐 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이 안타는 당시 우익수였던 최원준의 보살이 없었다면, 데뷔 첫 끝내기 안타로 연결될 수 있었던 한 방이었다.
대타로만 출전하면서 감을 잡기 쉽지 않을 법한 상황에서 김동준은 6일, 입단 이후 처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엄청난 존재감을 뽐냈다. 이날 김동준은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롯데 선발 나균안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이어 양의지에 안타에 3루 베이스를 밟았고, 김재환의 희생플라이에 홈을 파고들며 데뷔 첫 득점을 수확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 3루수 파울플라이에 그쳤던 김동준은 2-0으로 앞선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균안의 초구 138km 커터가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김동준이 친 타구는 무려 177.2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데뷔 첫 홈런으로 연결됐다. 그리고 4-0으로 앞선 7회말 2사 3루에서는 바뀐 투수 김진욱과 맞붙었고, 우익 선상으로 빠지는 1타점 2루타까지 뽑아내며 승기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 연승의 선봉장에 선 김동준은 "오늘 처음 스타팅으로 나가게 됐는데, 긴장도 많이 됐지만, 이제 첫 타석에서 초구에 좋은 결과가 나와서, 이후에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홈런 상황에 대한 물음엔 "내가 초구 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항상 초구부터 내 코스에 노리는 공이 오면 무조건 치자는 마음이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활짝 웃었다.
데뷔 첫 홈런이었던 만큼 두산 동료들은 홈런을 치고 들어온 김동준을 향해 무관심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처음 더그아웃에 들어왔을 때는 조금 당황했다. 그런데 나중에 (최)원중이 형을 비롯해서 반겨주셔서 더 좋았다"며 "그리고 (김)재환 선배님이 되게 좋아해 주셔서, 나도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껴안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주는 김동준에게 잊을 수 없는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1군 데뷔와 데뷔 첫 선발, 첫 안타-홈런-타점-득점을 모두 기록한 까닭. 김동준은 "선발 이야기를 했을 때 동요하는 건 없었다"며 "갑작스럽게 좋은 결과가 나와서 너무 좋고, 2군에서도 매일 TV로만 보면서 '나도 빨리 1군에서 야구하고 싶다'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었는데, 이번주에 좋은 결과들이 나와서 정말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신인이라면 긴장을 할 수밖에 없는 만원관중의 잠실. 하지만 김동준은 '무대체질'이다. 오히려 많은 팬들이 들어찬 것을 즐기는 타입. "나는 오히려 1군에 편한 것 같다. 아드레날린이 더 잘 나와서 힘도 더 생기고, 타이밍도 잘 맞는 것 같다. 처음 올라왔을 때도 팬분들의 함성 소리가 되게 좋았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갈 때마다 더 관중들을 보고 들어가고 있다. 이 한 타석이 내겐 소중하다"고 말했다.
김동준은 프로필상 193cm-100kg의 건장을 체격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동일하다. 때문에 '두산의 오타니'로 불린다. 김동준은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 건 좋지만, 그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군대에 있으면서 이런 이미지 트레이닝과 상상을 해왔는데, 전역 1년 만에 이뤄져서 더 기분이 좋다. 앞으로 1군에 있으면서 홈런 10개 이상을 치고 싶다. 계속 내보내 주시면 그렇게 할 자신도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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