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박용진 “개딸들이 ‘국민의힘으로 가라’고 소리 질러”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비(이재)명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경북 안동의 한 당원모임에 갔다가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국민의힘으로 가라”는 항의를 받은 일화를 28일 소개했다. 박 의원은 “당 안에서 혐오, 공격, 분열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 내부를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인 정치인을 뜻하는 은어)이라 낙인찍고 공격하면 우리는 모두 패배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26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안동·예천지역위원회와의 협력 협약식과 당원 강연회에 초청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그런데 행사가 열린 경북도당 사무실 앞에 행사를 저지하기 위한 일군의 당원이 와 계셨다.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로 보였다”며 “그분들은 제게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그 입으로 이재명을 말하지도 마라’ ‘행사를 허용할 수 없으니 안동을 떠나라’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제가 그분들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해도 듣기 싫다며 소리를 지르고, 건물 진입을 물리적으로 막아서고, 손목을 잡아 끌어가며 저지했다”며 “제가 안으로 들어가 ‘같이 이야기 하자’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그분들은 제게 사라지라, 탈당하라, 국민의힘으로 가라는 얘기만 반복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제가 가슴 아팠던 건 행사를 주최한 김위한 안동·예천지역위원장을 비난하고 사퇴를 촉구하는 모습이었다”며 “김 위원장은 이른바 ‘친명 중 친명’인데도 그들이 이재명에게 비판적인 저의 안동 행사를 마련했다는 이유로 그를 비난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서는 “민주당의 지도자를 자임하고,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들이라면 이런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단호해야 한다. 권한을 가진 만큼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강성 지지자들에게는 “민주정당임을 자부하는 민주당에서 이런 일은 없어져야 한다”며 “일방적인 욕설 문자 말고 제게 만남을 요구해달라. 연락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잘못된 태도가 이재명 대표를 더 힘들고 외롭게 하고 민주당을 국민들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있다”며 “싫은 놈 나가라는 식의 분열적 당 운영과 혐오로는 우리가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성준 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 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내 자유로운 의견 개진은 열어놓지만 막말이나 욕설, 음해성 발언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조치하겠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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