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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얘가 내 자리를 원하고 있습니다."
토트넘 홋스퍼와의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후벵 아모림 감독과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다.
맨유는 오는 22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바리아에서 토트넘과 UEL 결승 맞대결을 치른다.
아모림 감독과 페르난데스는 토트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손흥민의 사전 기자회견이 끝난 뒤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 기자가 아모림 감독에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조금 전 이곳에서 내일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자신의 직위가 유지될 수 있을지를 두고 질문을 받았습니다"며 "당신은 비슷한 성적을 냈음에도 같은 수준의 압박을 받지 않는 듯한데, 그 점에 놀라거나 감사하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토트넘에서 2년 차를 맞이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UEL 결승 결과와 상관 없이 경질 위기에 놓였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17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맨유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맨유는 토트넘보다 한 단계 높은 위치에 있다. PL 16위다. 맨유 역시 PL 출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아모림 감독은 다음 시즌에도 맨유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아모림은 지난해 11월 맨유 사령탑에 올랐다. 시즌 중 맨유 감독으로 부임한 것. 맨유는 올여름 이적 시장 선수단 개편을 통해 아모림 감독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아모림 전술에 맞는 선수들을 데려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모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당하는 압박과 현재 자신의 여유로운 상황에 대해 대답하려 했는데, 그가 입을 떼기 전 페르난데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페르난데스는 "그는 (압박받고) 있다. 누가 아니라고 했는가? 그는 받고 있다"며 아모림이 압박받고 있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후 페르난데스와 아모림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아모림은 페르난데스의 농담을 받아쳤다. 사령탑은 "페르난데스가 내 자리를 원하고 있다. 얘는 정말, 정말 좋은 감독이 될 것이다"며 "다만 마인드 셋을 좀 다듬어야 한다. 사람들 다루는 법을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이후 자신이 받는 압박에 대해 말을 이었다. 그는 "잘 모르겠다. 이런 수준의 클럽에서는, 토트넘도 마찬가지지만, 경기를 몇 번 지면 감독이 경질되는 일이 흔하다"며 "사람들은 제가 때때로 저 자신보다 클럽을 더 많이 생각한다는 걸 알아주는 것 같다. 우리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들을 안고 있고, 그 맥락에서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이런 시점에 팬들이 저를 좋아하는 이유를 저도 잘 모르겠다. 그저 팬들과 구단에 제 가치를 증명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UEL 우승이 거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모림은 "저에게 새로운 미래가 열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유럽대회에서 우승하면 우리 팀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는 있을 것"이라며 "유럽대회 우승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이번 시즌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우승을 통해 미래를 구축할 수 있는 그 감정을 얻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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