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좋을 땐 140km/h까지 나온다"
제 2의 오승환이자 국가대표 수호신 박영현(KT 위즈)이 신무기를 장착했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에게 배운 '커터'다.
박영현은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전에 구원 투수로 등판, 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경기 내용은 썩 깔끔하지 못했다. 팀이 9-5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은 선두타자 김민석에게 우익수 뒤 2루타를 맞았다. 우익수 송민섭이 포구 실책을 저질러 김민석은 3루까지 향했다. 전다민을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박계범에게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1실점 했다. 다음 타자 이유찬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2사 1루에서 박지훈에게 3루 방면 정타를 허용했다. 황재균이 몸을 날려 아웃 카운트를 획득, 간신히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경기 종료 후 만난 박영현은 "날씨 탓인지 모르겠지만 밸런스는 나쁘지 않았다. 볼도 그렇고 구속도 잘 나왔다. 타자가 잘 친 것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고 제 공을 던지려고 했다"고 등판 소감을 전했다.
18일 경기가 강설 취소되며 KT는 시범경기를 6승 1패로 마무리, 전체 1위를 확정 지었다. 박영현은 "팀이 많이 탄탄해진 것 같다.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짜임새 있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한다. 그래서 이기는 게 아닐까"라고 했다.
작년은 극과 극의 시즌을 보냈다. 전반기는 35경기 6승 2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4.83에 그쳤다. 후반기에는 4승 무패 14세이브 평균자책점 2.02를 마크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와일드카드 2경기 1세이브 무실점, 준플레이오프 2경기 1승 1패 무실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4 프리미어12 대표팀도 승선, 3경기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으로 국가대표 마무리로 활약했다.
박영현은 "작년에 좋았던 모습들을 계속 기억하려 했다. 올 시즌에는 변화된 모습보다는 작년에 했던 모든 것을 분석하고, 어떤 폼이 잘 됐는지 생각해 보면, (역대 시즌 중) 작년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작년 느낌을 살리려고 비시즌 (같은) 투구 폼으로 계속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KBO 공식 문자중계에 재미있는 구종이 찍혔다. 박영현은 총 24구를 구사했고, 그중 3구가 커터로 찍힌 것.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 시즌 박영현은 커터를 던지지 않았다. 직구(68.7%)와 체인지업(25.0%)을 주로 던졌고, 가끔 슬라이더(6.1%)를 추가하는 정도였다.
이에 대해 "원래 슬라이더(커터)를 중요시 여기지는 않았다. 서브 구종이고 중요한 상황일 때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구종인데, 이제 더 좋아졌다. 던졌을 때 스트라이크로 던질 자신감이 있다"고 답했다.
슬라이더인지 커터인지 묻자 '커터'라고 했다. 박영현은 "제가 슬라이더를 진짜 못 던지는 투수다. (슬라이더가) 타자 눈에 다 보였다. 커터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원)태인이 형에게 배웠다"면서 "다른 슬라이더 연습을 해보다 작년에 다시 (원태인표 커터를) 썼는데 되게 좋아졌다. 올해 커터를 가지고 타자를 상대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영현은 "구속은 140km/h까지는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17일 경기에서는 최고 134km/h가 찍혔다. 그러면서 "(완성도는) 60~70% 정도다. 오늘도 보면 슬라이더(커터) 비율이 많았다. 원래 체인지업과 직구만 던지면 된다. 연습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몇 개 써봤는데 괜찮게 잘 들어가더라"라고 평했다.
2년 차 시즌인 2023년 박영현은 32홀드로 '홀드왕'에 올랐다. 지난 시즌은 10승 2패 승률 0.833으로 '승률왕'에 등극했다. 구원 투수가 승률왕에 오른 것은 2005년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이후 처음이다. 당시 오승환은 10승 1패 16세이브 11홀드를 작성했다.
생애 첫 세이브왕을 정조준했다. 박영현은 "올 한 해 안 다치고 꾸준하게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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