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박해준, “황정민이 폭주기관차라면 나는 기관사”[MD인터뷰](종합)

박해준/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박해준/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영화 ‘서울의 봄’ 흥행세가 무섭다. 개봉 18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신드롬을 감안하면 ‘범죄도시3’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천만영화에 등극할 전망이다. 김성수 감독의 뛰어난 연출과 황정민, 정우성, 박해준 등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진 결과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로, 박해준은 극중 전두광(황정민)의 친구인 9사단장 노태건 역을 맡았다.

'서울의 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서울의 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황정민 연기, 집요하고 디테일 뛰어나

“노태건은 나름대로 주체적인 면이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전두광이 폭주기관차라면, 노태건은 속도를 조율하는 기관사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했죠. 브레이크도 잡아줘요. 열차에서 뛰어내릴지 안내릴지 계속 갈등하는 입장이라서 그러한 고민을 하고 있는 인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극중 전두광은 노태건을 믿고 의지하지만, 노태건은 전두광을 이용하고 싶어한다. 노태건의 다른 속마음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규정되지 않는 노태건이 되길 바랐다.

“어떻게 보면 전두광을 갖고 논다고 볼 수 있어요. (군사반란에) 떨고 있는 것 같지만 친구라는 사실을 확인하며 자신의 존재를 딱 굳히죠. 자잘하지만 전두광 옆에서 많은 일을 해요. 백조가 물 밑에서 발길질하는 걸 연상하면 되죠.”

이 영화엔 수십 명의 배우들이 등장한다. 많은 군인의 동선이 빈틈없이 맞물려 돌아간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 리허설을 많이 했다.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모든 배우가 각자 자기 길을 찾아갔다. 김성수 감독이 연극 연출을 해도 잘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황정민 선배는 현장에서 분위기를 잡아줬어요. 텐션을 만들어놓고 연기를 시작해요. 내가 그 위에 올라타면 기운을 받아요. 엄청난 텐션의 도움을 받았어요. 집요하고 디테일이 엄청나더라고요.”

박해준/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박해준/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한예종 두 번 입학, 마임으로 연기 배워

박해준은 부산 출신이다. 딱히 배우의 꿈을 갖지 않았다. 여전히 연기를 못한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거친 친구들과 어울려서 그런지 성적이 자꾸 떨어지더라고요. 어느 날 부모님께서 배우를 권하셨어요. 예체능으로 바꾸고 연기를 배웠는데, 운 좋게 한예종에 입학했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는 게 신기했다. 그러나 한예종 시절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급기야 제적당했다. 반강제적으로 자퇴했다. 그 당시 오만석 등 1기 선배들에게 혼났다.

“군대에 갔어요. 제대할 즈음에 다시 생각해 보니까 흥미로웠던 것은 연기 밖에 없더라고요. 교수를 찾아가 다시 학교에 들어갈 방법을 문의했어요. 다시 시험 보고 들어가는 것 밖에 없었죠.”

그는 공연 연습을 하면서 다시 입시를 준비했다. 95학번 한예종 2기로 입학했던 그는 다시 00학번 신입생이 됐다. 2기 동기로는 황석정 등이 있다.

“연기를 썩 잘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관심을 돌린게 무언극이었죠. 마임에 관심을 가졌어요. 정극 연기를 피하려고 한 거죠. 실험극도 많이 했고요. 외국 페스티벌도 나가고 싶었죠.”

무언극, 연극계에서 활동하던 그는 변영주 감독의 ‘화차’로 스크린에 데뷔하며 연기 인생의 새로운 길을 걸었다.

박해준/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박해준/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저 배우는 누구지?”라는 말 듣고 싶어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작품은 영화 ‘화차’다. 드라마 ‘미생’을 만난 것도 행운이었다. 영화 ‘4등’은 카메라 앞에서 자신감을 갖게 해줬다.

그는 내년에 더 바쁘다. 영화 ‘정가네 목장’이 개봉하고, 한재림 감독의 ‘머니게임’이 OTT를 통해 공개된다. 영화 ‘야당’ 촬영을 마쳤고,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촬영 중이다.

“네 작품 모두 다른 인물이라 재미있을 거예요. 관객이 저의 다른 작품을 봤을 때 ‘저 배우는 누구지?’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못 알아봐 줬으면 좋겠어요. ‘그 때 그 작품에서 못 봤는데’라는 말을 들으면 희열을 느끼죠.”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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