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사령탑의 '입대 연기' 요청...'미친 선방' 인천 김동헌의 대답은?

[마이데일리 = 인천 최병진 기자] 김동헌(인천 유나이티드)이 조성환 감독으로부터 입대 연기를 요청받았다.

인천은 28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펼쳐진 요코하마와의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G조 조별예선 5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인천에게 매우 중요한 승리였다. 인천은 승점 12점(4승 1패)으로 1위인 산둥 타이산에 이어 조 2위에 올랐다. 인천은 요코하마와 나란히 3승 2패(승점 9점)로 승점 동률이지만 1차전 4-2 승을 포함해 맞대결 2승으로 승자승 우위를 확보, 조 2위에 올라섰다.

주축 대부분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젊은 선수들이 주로 나섰지만 인천은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11분 홍시후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흐른 볼을 오른발 슈팅으로 성공시켰다.

이때부터 주인공은 골키퍼 김동헌이었다. 인천은 요코하마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수비를 안정적으로 구축한 가운데 김동헌의 선방이 빛이 났다. 김동헌은 전반 33분 에우베르의 기습적인 무회전 중거리슛을 엄청난 반사신경으로 막아냈다. 또한 2분 뒤에는 타쿠야의 1대1 찬스도 발로 막아내면서 인천의 리드를 지켜냈다.

김동헌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김 인천은 후반 21분 에르난데스의 추가골로 스코어를 벌렸다. 비록 후반 막판에 추격골을 내줬지만 김동헌의 승리 기여도는 단연 최고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동헌은 “베테랑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이 지난 울산전부터 같이 하고 있는데 호흡이 잘 맞았다. 오늘도 그때처럼 열심히 해줘서 승리한 것 같다”며 “골키퍼니까 당연히 막는 게 저의 역할”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요코하마의 캐빈 머스켓 감독은 경기 후 “전반전에 2~3골을 넣을 수 있었는데 상대 골키퍼가 너무 잘해서 선방에 막혔다”고 칭찬을 보냈다. 김동헌은 이에 대해 “팀 분위기가 좋고 저도 마음이 편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또 밝은 모습을 보여줘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동헌은 다음 달 4일 입대해 김천상무에서 군복무를 수행하기로 예정돼 있다. 김동헌은 “시즌 초반에는 선수 영입이 잘 되면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경기력이 안 나왔다. 광주 원정에서 5골도 실점하면서 처지기도 했다. 하지만 군대에 합격하면서 마음이 조금 편해졌고 그러다 보니 경기력도 올라왔다”고 반등의 이유를 밝혔다.

입대 날짜 때문에 김동헌은 당초 다음 달 13일에 펼쳐지는 카야와의 조별리그 6차전에는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병무청은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일정을 고려해 선수 본인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연기를 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에 조성환 감독은 “카야전까지 나설 수 있도록 김동헌에게 입대를 늦추라고 했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동헌은 “아직 감독님과 아무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웃음). 감독님이 원하는 걸 말씀하신 것 같다. 거짓말인지 모르겠는데 감독님한테 연기 가능하다는 기사 못 보셨냐고 하니까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카야전까지 해야지’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따로 미팅을 하자고 했다(웃음)”고 ‘연기 사태’에 대해 설명했다.

카야전을 뛰게 될 경우에 대해 김동헌은 “만약 출전하게 된다면 지금과 똑같은 마음으로 나설 것이다. 시즌 마지막 경기이기에 더 집중해서 할 것 같다. 감독님이 믿음을 주셔서 감사하고 감독님께서 만족하시는 결과를 만들고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천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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