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낭떠러지에 몰린 수원, 적지에서 거둔 짜릿한 승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멱살까지 잡으며 전쟁 같았던 90분이었다.
슈퍼매치답게 양 팀 선수들은 90분 내내 강하게 부딪쳤고 치열하게 싸웠다. 특히 후반 종료 시간을 앞두고 양 팀 선수들의 대립은 극에 달했다.
지난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7라운드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경기는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였다.
강등권에 있던 수원은 만약 이날 경기에서 패한다면 사실상 12위로 다이렉트 강등이 확정되는 치욕의 순간이 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더욱이 수원은 올 시즌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3전 3패로 절대적인 열세였다. 수원은 모든 분위기가 분리했고, 말 그대로 낭떠러지였다.
반면 FC서울은 2018년 유로 관중 집계 이후 K리그 사상 첫 유료관중 40만 명을 돌파하며 축제 분위기였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상암벌을 가득 채운 3만 6천여 명의 팬들은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라이벌팀에 승리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
정신 무장한 수원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부딪쳤다.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 수원 선수들은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고 볼을 뺏은 뒤 빠른 역습으로 서울 수비 뒷공간을 공략했다. 수원의 역습에 부담을 느낀 서울 스리백은 적극적으로 전진 하지 못했고 미드필더 한승규까지 후방을 지키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반면 수원은 안병준이 공중볼 경합에서 승리하고 웨릭포포의 위력적인 전진 드리볼로 역습에 성공했다. 그 결과 수원은 후반 18분 바사니의 중거리 슛으로 1-0으로 앞서 나갔다. 실점 후 서울은 지속적으로 공격을 시도했으나 별 소득이 없었다. 그러던 중 후반 43분 오스마르가 거친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하지만 이 퇴장은 시작에 불과했다.
추가 시간 3분, 파울을 얻은 FC서울이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음이 급했던 기성용이 프리킥을 빠르게 차겠다는 의욕이 앞서 공을 멈춰 세우던 전진우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그 순간 양 팀 선수들은 서로 엉키며 신경전이 벌어졌다. 특히 팔로세비치와 이상민이 충돌 때는 고승범이 팔로세비치의 멱살을 잡으며 둘의 몸싸움을 말렸다. 그러자 정훈기 서울 피지컬 코치가 그라운드로 난입해 고승범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고 VAR 판독 후 퇴장을 당했다.
이후 수원은 끝까지 서울의 공세를 견뎠고 적지에서 1-0으로 짜릿하게 승리했다. 승리 한 수원 선수들과 서포터즈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했다. 특히 주장 완장을 찬 이종성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감격스러워했다.
하지만 수원의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12월 2일 홈에서 펼쳐지는 38라운드 최종전 강원과의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최하위를 벗어날 수 있다. 10위 강원FC(승점 33/30득점)과 11위 수원FC(승점 32/43득점) 수원삼성(승32/35득점)은 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2부 리그 강등이 결정된다.
[멱살까지 잡으며 치열했던 슈퍼매치 / 상암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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