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몰빵 배구의 한계, 충격의 10연패
[마이데일리 = 의정부 유진형 기자] KB손해보험이 충격의 10연패에 빠졌다.
KB손해보험은 지난 24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21-25 27-29 23-25)으로 패하며 개막전 승리 이후 내리 10연패를 당했다. 현재 KB손해보험은 승점 7점(1승 10패)에 그치며 순위표 가장 밑으로 처져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개인 기록 순위를 살펴보면 KB손해보험 비예나가 1위다. 비예나는 306득점(1위), 공격성공률 51.15%(7위), 서브 0.22(7위), 블로킹 0.65(3위)로 공격 모든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10연패에 빠졌다는 건 비예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가 있더라도 배구는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KB손해보험은 주전 아웃사이더 히터 황경민이 늑골 골절로 이탈한 뒤 아포짓 스파이커 비예나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아웃사이더 히터 자리에 리우훙민, 홍상혁, 배상진 등 여러 선수들을 기용하지만 성공률이 너무 떨어진다.
후인정 감독도 "솔직히 비예나 혼자 하긴 버겁다. 아웃사이더 히터에서 성공률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강조하지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24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KB손해보험은 이날 71점을 기록했다. 그중 상대 실책으로 얻은 16점을 빼면 55점을 자신들의 힘으로 득점에 성공한 셈이다. 그런데 그중 30점이 비예나 득점이었다. 말 그대로 몰빵 배구였다. 그의 공격 점유율은 51.22%였고, 공격성공률 61.90%, 공격효율은 40.48%였다. 숫자 그대로 혼자서 다 했다.
이날 비예나는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1세트 연속해서 공격에 실패했고 황승빈 세터와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경기 초반 황승빈 세터는 홍상혁에게 자주 공을 올렸다. 하지만 그의 공격은 번번이 막혔고 결국 마지막 선택은 비예나였다.
패배 후 비예나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두 눈을 질끈 감고 긴 한숨을 쉬며 힘들어했다.
배구는 혼자서 못 한다. 7명이 각자 위치에서 해줘야 한다. 하지만 KB손해보험의 국내 선수들은 비예나의 뒤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리우훙민과 공격보다는 수비형 선수다. 황경민의 부상으로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은 답답하기만 하다. 설상가상 팀 공격의 절반 이상 책임지는 비예나의 체력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지금의 10연패가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의 경기를 더 걱정해야 할 처지다. 2019-2020시즌 당시 기록한 구단 최다 연패 12연패에 근접하고 있다.
한편 KB손해보험은 오는 29일 안산에서 OK금융그룹을 상대로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10연패 뒤 지친 모습이 역력했던 KB손해보험 비예나 / KOVO(한국배구연맹)]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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