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9시 야구가 두렵지 않다.
‘9시 야구’라는 말은 ‘불펜의 시간’을 의미한다. 주중경기 기준, 18시30분에 시작하면 21시에는 보통 불펜투수가 마운드를 지킨다. 스코어가 박빙이면 불펜투수들의 투구내용이 승패에 직결된다. 불펜이 약한 팀이 한국시리즈서 우승한 사례는 제법 있었지만, 불펜이 약한 팀이 벤치와 팬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며, 장기레이스 운영을 제법 어렵게 하는 건 사실이다.
KIA의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4.72로 7위였다. 리그 평균 4.35에 미치지 못했다. 마무리 정해영, 메인셋업맨 장현식과 전상현으로 이어지는 트리플J가 있다. 그러나 이들과 좌완 이준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결정적으로 정해영과 장현식, 전상현은 올 시즌 일제히 부상 이슈가 있었다. 특히 장현식과 전상현은 전임 감독 시절부터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부상 이슈가 연례행사가 됐다. 장기적으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선수들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KIA가 FA 박동원의 보상선수로 뽑은 좌완 사이드암 김대유는 즉시전력감으로서 최상의 카드다. 김대유는 사이드암으로 변신한 뒤 LG 필승계투조로 변신한 케이스다. 지난 2년간 무려 123경기에 등판, 37홀드를 쌓았다. 평균자책점은 각각 2.13, 2.04.
김대유와 이준영이 2023시즌 KIA 불펜에 ‘2Y 브라더스’를 결성한다. 김종국 감독이 경기후반 승부처에 좌타자를 상대할 때 선택지가 넓어질 전망이다. 이제까지는 이준영을 경기 중반에 쓰고 장현식이나 전상현으로 교체한 뒤, 다시 왼손 중심타자들을 만날 때 마땅히 쓸 카드가 없었다. 장현식아나 전상현의 페이스가 좋을 때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두 투수도 사람이라서 컨디션이 안 좋은 날도 있다. 투구수가 많으면 못 나갈 때도 있다. 김대유는 그럴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카드다.
한 마디로 J트리오와 이준영 중심의 KIA 불펜에 짜임새가 더해질 전망이다. 올 시즌 막판 이 역할을 또 다른 좌완 김기훈이 수행하긴 했다. 그러나 김기훈은 장기적으로 선발경쟁을 펼치는 게 마침맞다. 내년 신인 윤영철 역시 기본적으로 선발투수로 분류된 상태다. 그렇다고 두 왼손투수가 1년 풀타임으로 필승계투조로 활약한 경험도 없다.
여기에 좌완 사이드암이라는 희소성까지 확실하게 갖췄다. 패스트볼은 130km대 후반이지만, 슬라이더와 커브라는 확실한 무기도 갖고 있다. 이로써 KIA는 선발과 불펜에 걸쳐 탄탄한 왼손 자원을 구축했다. 2023시즌이 좌완왕국의 진정한 원년일지도 모른다.
[이준영(위), 김대유(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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