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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김향기가 '아이'를 만나 또 한 뼘 성장했다.
영화 '아이'(김현탁) 개봉을 앞둔 김향기는 4일 오전 화상으로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는 일찍 어른이 된 아동학과 졸업반 보호종료아동 아영(김향기)이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류현경)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뜻한 치유를 그렸다. 상처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모두에게 "그래도 함께라면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위로의 손을 내밀며 따뜻하면서도 예리한 화두를 던진다.
김향기가 연기한 아영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고 열심이지만 서류 한 장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현실의 벽이 생각보다 버겁다. 삶에서 직접 익힌 아이 돌보기만큼은 자신 있던 그는 베이비시터 아르바이트를 제안받고 영채와 생후 6개월 된 아기 혁이를 만난다.
김향기는 "아영이가 하는 행동이나 말하는 방식에 '왜?'라는 의문이 안 들었다. 시나리오가 빨리 읽혔다. 아영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김향기와 많이 닮은 것 같아서 흥미로웠다"라며 "대본을 봤을 때 나도 모르게 끌렸다. 이야기에 소소한 재미가 담겨 재밌기도 했다. 감사하게도 사회적 문제에 관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고 '아이'를 선택한 계기를 밝혔다.
전날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관람했다는 김향기는 "먹먹하게 보다가 혁이의 얼굴이 비쳤을 때 눈물이 흘렀다. 내가 찍은 작품을 보면서 감정이 이렇게 올라온 것은 처음이었다. 촬영을 마친 지 얼마 안 돼서 기억이 생생해서 울지 않을 거로 생각했었다"고 털어놨다.
보호종료아동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전했다. 김향기는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하루하루 충실한 아영이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채울 수 없는 마음의 공백이 있다. 안정된 틀 안에서 행동한다. 영화에서는 직접적으로 표현되진 않지만 내재해 있다고 생각했다. 분위기에서 풍기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상대방과 감정을 공유하는 것에 서툰 캐릭터라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혁 역은 지안, 지온이라는 쌍둥이가 소화했다. 두 아기와 연기 호흡을 맞춘 김향기는 "연기를 정말 잘해줘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 육아를 할 때 어머니들이 느끼는 만큼의 고충은 겪지 못했다. 편하게 촬영했다. 실제로 촬영할 때 쌍둥이 부모님이 현장에 계셔서 케어해주는 모습을 관찰했다"라며 "아이들이 예쁘고 귀엽고 연기도 잘 해줘서 고마웠다. 대본 리딩 전에 쌍둥이를 봤다. 그때 처음 안게됐는데 떨렸다.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나를 보더라. 아이를 보고 있으니 절로 편해졌다"고 떠올렸다.
류현경과의 호흡은 어떨까. "현장에서 굉장히 좋았다"라는 김향기는 "현경 언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다. 활력에서 오는 피곤함이 아니라 활력을 넣어줄 정도의 에너지를 넣어준다. 촬영장에서 캐릭터 특성상 다운돼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쉴 때마다 같이 으?X으?X했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주셨다. 영채와 아영의 관계 같은 느낌도 들었다. 촬영을 할 때는 역할에 집중되게 상황을 잘 만들어주셨다"고 기억했다.
영화에는 보호종료아동, 싱글맘까지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나와 사회 문제에 직면한다. 김향기는 "여성이 겪는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힘주어 말하고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대변할 만한 역할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같은 작품이 점점 생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세상이 변하고 있는 것 같다. 편협한 시선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같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마음이'(2006)로 연기를 시작해 올 해 데뷔 16년 차를 맞았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누비며 다채로운 장르를 소화했지만 끊임없이 변화를 갈망하는 김향기다. 그는 "욕심이 많다. 나에 대해 새로운 모습을 봤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동기부여가 된다. 자신감을 생기게 하는 말이다. 기회가 왔을 때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고 말했다.
영화 '아이'는 오는 10일 개봉한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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