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혈을 뚫는 출루의 신들…56세 외야수 듀오가 ‘와이파이’를 쏜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창기하고 성주다. 우리 팀에서 컨택 커버리지가 제일 좋다.”

26일 광주 KIA-LG전을 중계한 KBS N 스포츠 박용택 해설위원은 “LG 타선은 어디에서 시작해도 다 좋다”라고 했다. 누구도 출루하고 해결할 수 있는 타선이 최근의 LG다. 26일 경기서도 득점생산의 효율에서 KIA와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LG의 득점확률이 가장 높은 코스는 역시 테이블세터 홍창기, 문성주가 누상을 흔드는 것이다. 두 사람은 25일까지 출루율 1~2위(문성주 0.432, 홍창기 0.429)다. 10타석당 최소 4회 이상 출루한다는 얘기이니, 출루 머신들이다. 물론 두 사람은 애버리지도 높다. 문성주가 0.329로 2위, 홍창기는 0.32로 6위.

두 사람에겐 공통점이 있다. 이른바 컨택 커버리지가 좋다는 것. 말 그대로 컨택 가능한 범위가 넓다는 얘기다. 염경엽 감독은 2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현대야구 이론 중 하나다. 옛날에는 공을 보고 치라고 했지만, 이젠 공이 오는 라인으로 스윙한다. 점을 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최대한 많은 면적, 코스에 대응하기 위해 좋은 스윙 매커니즘, 스윙의 길을 만들어야 하는데, 문성주와 홍창기가 그게 가장 좋다는 얘기다. 염경엽 감독은 “타이밍이 뒤에서 걸리면, 레프트로 가고, 앞에서 걸리면 센터로 간다. 더 앞에서 걸리면 라이트로 간다, 라인대로 스윙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염 감독은 올해 박동원의 애버리지, 홈런 페이스가 좋은 게 헤드 업을 막으면서 컨택 커버리지가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문성주와 홍창기는 박동원보다 한 수 위 바전이다. 두 사람은 박동원보다 파워가 떨어져 홈런은 적지만, 애버리지와 출루율은 넘사벽이다.

염 감독은 “컨택할 수 있는 존이 넓으면, 인플레이 타구가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이른바 정타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러면 상대는 시프트를 할 수 없다. 홍창기, 문성주가 타석에 나올 때 상대가 시프트 하나요? 타구가 부채꼴로 가니까, 와이파이가 된다”라고 했다. 그라운드 곳곳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으니 극단적 시프트를 하기 어렵고, 자연스럽게 안타 확률도 높아진다.

결정적으로 염 감독은 자신과 이호준, 모창민 타격코치의 이론이 99% 맞아떨어지면서 야수들에게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고 털어놨다. 염 감독은 “이론이 같아야 한 코드로 갈 수 있다. 공부한 방향이 같아야 하는데, 다르면 안 먹힌다. 경험은 내가 이 코치, 모 코치보다 훨씬 많으니. 코치들은 선수들과 소통도 잘 하고 있고, 주입도 시키고 있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했다.

비단 문성주, 홍창기를 제외해도 전반적으로 LG 개개인의 타격 페이스가 좋은 편이다. 심각한 슬럼프에 빠진 김현수, 이젠 비중이 많이 줄어든 서건창, 부상으로 가동이 안 되는 이재원 정도를 제외하면 그렇다.

염 감독은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방향성이 같고,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얘기가 틀리지 않다는 걸 선수들이 믿게 됐다. 그러면서 성공 체험이 나오고, 신뢰가 생겼다. 당분간 그래프의 큰 변화 없이 갈 것 같다. 1년간 체력안배를 잘 해주면, 업다운이 심하지 않은 그래프(우상향)로 갈 수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26일 광주 KIA전이 이례적이었다. 홍창기가 5타수 무안타, 문성주가 4타수 무안타로 한 차례도 출루하지 못했다. 이게 야구다.

[문성주(위), 홍창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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