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정성일, 인터뷰 중 울컥한 이유 "母, 자식 버린 적 없는데…"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더 글로리' 주역 정성일(43)이 모친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표했다.

정성일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화제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1, 2에서 박연진(임지연) 남편이자 재평건설 대표 하도영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 바.

'더 글로리'는 학폭(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송혜교)이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학폭 가해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앞서 이달 10일 파트2가 공개, 단 3일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1위에 오르는 등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정성일은 '나이스한 개XX'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더 글로리'의 인기를 견인했다. 그는 임지연과의 부부 호흡, 전재준(박성훈)을 생부로 둔 딸 하예솔(오지율)에 대한 진한 부성애, 송혜교와의 미묘한 케미까지 농익은 연기 내공으로 표현, 극에 쫄깃한 재미를 높였다.

이날 정성일은 최근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케이블 채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에 대해 언급했다. "꿈이 없었다. 먹고사는 거에 급급해 있어서. 제가 어머니를 늦게 만났다. 어머니가 몸이 편찮으셔서 먼 곳에서 긴 시간 동안 요양 가 계셨다. 아버지는 자유 영혼이라 집에 안 계시고. 고3 올라갈 때쯤 어머니 몸이 좋아지셔서 저희를 보듬어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고3 때 엄마를 만나기 전까지는 누나가 저를 키웠다"라는 사연을 고백한 바 있다.

방송 이후 누나의 반응에 대해 정성일은 "저희 누나가 진짜 무뚝뚝하다. 하도영 같다. 표현을 안 한다. '잘 봤다. 건강 잘 챙겨라' 한마디 하더라. 근데 얼굴 보면 저는 알죠. 그렇게 표현하지만 좋아하는 것 같았다. 누나는 어디 가서도 제 자랑을 안 한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일은 있었다. 엄마한테 '왜 안 키웠냐' '왜 애를 버렸냐' 등 주위에서 그런 말을 했다더라. 엄마 얘기도 이만큼 했는데 너무 누나 얘기만 화제가 돼서 그런 것 같다. 엄마가 많이 속상해하셨다. 물론, 누나가 어릴 적 저를 케어한 건 맞지만 엄마가 돌아오시지 않았다면 우리 남매가 또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엄마는 저희를 버리고 간 적이 없다. 몸이 굉장히 안 좋으셨고 치료와 요양이 반복되는 삶을 사셨다. 저희를 데려가기 위해 그 아픈 몸을 이끌고 일하다가 쓰러지시고, 그 힘든 시간을 버티고 겨우겨우 돌아왔다. 악착같이 일하신 끝에 결국 대전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저희를 데려간 거다. 엄마가 진짜 고생을 너무 많이 하셨다. 지금은 다행히 건강이 괜찮아지셨는데 당시엔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가슴 아파했다.

정성일은 "그렇게 돌아오기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셨는데, 엄마는 '내가 그때 있었더라면' 늘 저희한테 미안해하신다. 미안할 일이 아닌데, 본인 건강을 챙겼어야 할 상황이었는데도 늘 그런 부채를 안고 사셔서 걱정이다. 그런 생각 말라고, 지금 잘 크고 했는데, 미안한 마음 갖지 말라고 해도..."라며 울컥했다.

이내 그는 "저는 저희 엄마를 정말 존경한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다. 제게 인격적으로 제일 영향을 끼친 사람이 우리 엄마다. 어딜 가서 뭘 하든 항상 제일 먼저 가서 청소하고, 네가 열심히 살면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 티 내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알아볼 것이라고, 늘 사람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분이다. 삶의 방향 제시는 저희 엄마의 영향을 진짜 많이 받았다. 지금도 쉬지 않고 일하시고, 최선을 다해 뭐든 하셔서 정말 인간적으로 존경한다"라는 마음을 전했다.

모친 역시 정성일을 자랑스러워하며 훈훈한 모자 관계를 엿보게 했다. 정성일은 "요즘 엄마는 난리가 났다(웃음). 얼마 전에 공연도 보러 오셨다. 제가 사인지가 나온 지 얼마 안 됐는데, 공식적으로 나오기 전에 엄마가 직접 제 화보 사진을 들고 업체에 맡겨서 사인지를 만들어오기까지 했다. 엄마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기뻐하신다"라고 얘기했다.

차기작 계획에 대해선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 건 맞는데 제가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다라는 건 명확히 없다. 그냥 대본이 재밌고 탄탄한가, 내가 이 안에서 보여드릴 역할이 있는지 그런 것들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 너무 서두르지 않고 섣부르지 않게 조바심 내지 않고 잘 선택하려 한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라는 물음엔 "그냥 배우한테는 '연기 진짜 잘한다' 이 한마디면 더할 나위 없겠다"라고 답했다.

또한 정성일은 앞으로도 연극, 뮤지컬 무대를 넘나들며 활동할 계획이라고. 그는 "현재도 무대에 서고 있고, 저는 무대를 너무 좋아해서 계속할 생각이다. 에너지를 한 번 썼으면 저도 채워야 한다. 무대는 제게 에너지, 밥, 보금자리라 기본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고 공부가 많이 되는 영역이기도 하다. 차후에 어떤 작품, 캐릭터를 할지 모르겠지만 공연을 하며 배우고 돌이키는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뜨거운 열정을 과시했다.

['더 글로리'에서 하도영을 연기한 정성일. 사진 = 넷플릭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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