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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넌 혼자가 아냐, 모두 널 응원하고 있어"
'닛칸 스포츠'와 '스포츠 호치' 등 일본 복수 언론은 26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트레버 바우어가 요미우리 자이언츠 '에이스' 토고 쇼세이에게 SNS DM을 보낸 사연을 공개했다.
토고는 지난 2018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요미우리의 지명을 받은 선수로 2019시즌 처음 1군 무대를 밟았고, 2020시즌 19경기에 등판해 9승 6패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하며 신인왕 타이틀을 손에 넣으며 본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2022시즌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2승을 수확한 선수로, 지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전승우승'에 기여,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토고에게 바우어가 DM을 보낸 이유는 지난달 11일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맞대결 때문. 당시 토고는 3⅓이닝 동안 무려 106구를 던지는 등 10피안타 3볼넷 10실점(9자책)으로 최악의 투구를 기록한 뒤 2군으로 강등됐기 때문이었다. 토고는 1회 히로시마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2회 이닝 시작과 동시에 연속 안타를 맞는 등 3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3회 다시 한번 삼자범퇴를 기록했는데, 4회 최악의 이닝을 겪었다.
토고는 4회 아웃카운트 1개밖에 잡아내지 못하고 히로시마에 타자일순을 허용하는 등 무려 7점을 헌납했다. 그리고 1사 1, 2루에서 토고는 마운드를 불펜에 넘기고 교체됐다. 다행히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바통을 이어받은 이즈미 케이스케가 승계 주자의 득점까지 허용했다면, 토고의 실점은 무려 12점까지 치솟을 수도 있었다. 이에 토고는 이튿날 2군으로 강등됐고, 5월 5일 어린이날이 돼서야 다시 1군 마운드로 복귀했다.
이에 바우어가 토고에게 DM을 보냈던 것이다. '닛칸 스포츠'는 "지난 25일 토고가 이번 시즌 7번째 선발 등판에서 첫 승을 올렸다. 토고는 지난 4월 11일 히로시마전에서 4회가 진행되던 중 10실점이라는 최악의 경기로 2군에 내려가야 했고, 당시 바우어는 상심한 토고에게 DM으로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바우어는 "좋은 대화를 나눴다. 사적인 내용이라고 자세한 것은 말씀드릴 수가 없다"면서도 "토고가 대량 실점을 하고 낙담한 모습을 보면서, 나도 예전에 그랬던 적이 있기 때문에 공감이 됐다. 그의 투구 스타일을 존중하고, WBC에서도 활약했으며, 나와도 맞붙은 적이 있다. 그래서 '너는 혼자가 아니다. 모두 널 응원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며 DM를 보냈던 배경을 밝혔다.
토고는 복귀 이후에도 줄곧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 25일 야쿠르트 스왈로스를 상대로 6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무려 7경기 만에 첫 승을 손에 넣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목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올해 토고는 1승 4패 평균자책점 6.40으로 다소 아쉬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특히 '쇼케이스'가 될 수 있었던 지난 3월 도쿄시리즈에 앞서 진행된 LA 다저스와 맞대결에서도 토고는 오타니에게 홈런을 맞는 등 6이닝 5실점(5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바우어는 토고뿐만이 아니라,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에게 가끔 메시지를 보낸다고. 그는 "자주 보내는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가 힘들어하거나 부당한 비판을 받고 있을 때에는 말을 건넬 때가 있다. 예를 들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를 공개적으로 옹호했던 적도 있었고, 고통을 겪는 선수들에게 연락을 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일들로 인해 바우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지만, 결국 자신도 여러 사건을 겪은 만큼 다른 선수들에게 힘이 돼 주고자 하는 바우어의 따뜻한 마음인 셈. 바우어는 "사람들은 아무도 나와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많은 선수들과 DM이나 문자로 교류를 하고 있다. 다만 그것을 공개하지 않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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