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나는 내 생각보다 강하다"
지난 2024년 신인드래프트 2차 13라운드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기 전부터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를 통해 야수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던 정현수는 데뷔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18경기에서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56을 기록했다. 선발로 등판해 첫 승을 수확했던 기쁨도 있었지만, 단 한 개의 스트라이크도 던지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던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롯데는 정현수가 마운드의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고, 2024시즌이 끝난 뒤 정현수를 '형제구단' 치바롯데 마린스 1군 마무리캠프에 파견하는 등 물심 양면으로 지원했다. 여기서 정현수는 일본에서 '신인왕' 타이틀을 손에 넣고, 메이저리그 무대도 밟는 등 통산 100홀드를 넘게 쌓은 사와무라 히로카즈가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깨달음을 얻고 돌아왔다.
정현수는 사와무라가 훈련하는 모습을 등을 지켜본 뒤 자신에게 맞는 루틴을 찾기 위해 애썼고, 이를 바탕으로 2024시즌을 준비했다. 정현수는 1차 대만 타이난, 2차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를 완주, 연습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캠프 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고, 올해는 롯데 불펜에서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정현수는 9일 경기 개시 전을 기준으로 올해 25경기에 등판해 4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다. 등판 횟수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편에 속하지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167에 불과한 만큼 스페셜리스트로, 소화 이닝은 16⅓이닝에 불과하다. 롯데는 지난 몇 년 동안 좌완 불펜 자원의 갈증을 느끼고 있었는데, 올해 정현수가 롯데의 고민을 완전히 해소시켜주고 있다.
하지만 롯데가 39경기를 치렀는데, 절반 이상에 해당되는 25경기에 등판하고 있는 만큼 체력적인 어려움은 없을까. 정현수는 "사람이 '힘들다'고 하면, 진짜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김)원중이 형, (구)승민 선배님께 많이 여쭤볼 때마다 '당연히 처음이라 다 힘들지만, 그만큼 운동도 게으르게 하지 않고, 항상 초심을 잡아야 된다. 잘 될 때나, 못할 때나 한결같아야 더 높이 올라설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신다"고 말 문을 열었다.
이는 정현수의 마음가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 시즌 초반부터 좋은 투구를 바탕으로 이제는 가장 중요한 상황에 좌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르고 있지만, 정현수에게 매 등판은 간절하다. 그는 "나는 마운드에 서 있는게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하고 던진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나는 내 생각보다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만큼 정현수는 몸 관리에도 매우 철저한 편이다. 정현수는 "형, 선배님들께 불펜 투수들이 힘들다는 것을 들었고, 이를 이겨내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먹는 것부터 몸 관리를 잘하려고 한다"며 "오히려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에 대해 감사함이 더 크다. 그런 감사한 마음으로 매일 야구장에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좋아진 투구의 비결은 무엇일까. 정현수는 '루틴'과 경험을 꼽았다. 그리고 정현수와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는 송재영과도 많은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으며, 구승민과 김원중 등에게 조언도 받고,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멘탈이 얼마나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도 깨달았다. 이러한 것들이 자양분이 돼 정현수의 기량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는 "내가 못하면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매일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이다.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
팀이 있기에 선수가 있다는 것이 정현수의 설명. 2년차 루키의 목표는 풀타임이다. 그는 "지금의 성적에 너무 좋아하기엔 아직 경기가 너무 많이 남았다. 내가 이 팀의 주역이 되는 것보다 하루하루 간절하게 하다 보면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며 "올 시즌은 안 다치고 끝까지 완주를 하고 싶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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