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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두산 베어스 강승호가 시즌 초반 지독한 부진을 털어내는 신호탄을 쏜 가운데 가을야구를 향한 각오를 전했다.
강승호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7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2개의 안타가 모두 장타였다. 추격의 시작과 승부에 쐐기를 박는 안타로 승리를 이끈 선수가 됐다.
강승호는 지난 시즌 140경기 출전해 타율 0.280 146안타 18홈런 81타점 81득점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은 부진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그는 35경기 타율 2할 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4월 타율이 땅을 팠다. 0.165로 곤두박질쳤고, 5월에 들어서도 타격감을 쉽게 회복하지 못했다.
3루수 변신도 부담이 큰 듯 했다. 강승호는 지난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익숙한 2루수 자리를 되찾은 강승호는 조금씩 타격감도 찾고 있는 모양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전 "(강)승호가 마음의 안정을 찾은 것 같다. 타격이 잘 안되고 있는 데다 수비에서도 미스가 나오면서 많이 힘들어했다. 2루수로 가면서 마음이 조금 편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사령탑의 말대로였다. 2회말 2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등장한 강승호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이후 타석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0-2로 끌려가던 5회말 무사 1, 2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강승호는 우중간 담장을 때리는 1타점 2루타를 치며 LG 선발 최채흥을 강판시켰다.
팀이 3-2로 역전에 성공한 6회말 무사 만루에서 맞이한 세 번째 타석에선 전 동료를 만났다. 강승호는 김강률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 깊숙이 들어가는 2루타를 작렬시켰다. 주자 두 명을 홈으로 불러들이는데 충분한 타구였다. 이렇게 5-2로 달아났다.
8회말 무사 주자 1루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강승호는 신민재의 유격수 병살타를 박준영과 합작하며 경기를 매조졌다.
경기 후 강승호는 "적절한 때에 좋은 타구가 나와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서 좋다"고 미소지었다.
첫 2루타 상황에 대해 "사실 100% 번트라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갔다. 상대팀도 내가 번트를 댈 것이라고 생각하고 직구를 던졌을 거라 생각한다. 나도 직구가 올 줄 알고 쳤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2루타에 대해서는 "강률이 형이 나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슬라이더가 올 것이라 생각하고 슬라이더를 노리고 있었는데 직구가 몸쪽으로 왔다. 나도 모르게 손이 나갔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수비 포지션이 변한 부분은 어떻게 바라볼까. 강승호는 "대구 삼성전 두 번째 경기(3일) 끝나고 타격 코치님과 조성환 코치님이 오셔서 '어디가 더 좋냐'고 물어보셨다. '둘 다 똑같다'라고 대답했더니 '그래도 하나만 골라봐라'고 하셔서 '2루가 조금 더 편한 거 같다'고 말씀드렸다"고 웃은 뒤 "수비 영향이 있는 건 아니다. 심리적으로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2루를 오래 봤기 때문에 익숙한 부분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힘든 9연전이 끝이 났다. 두산은 4승1무4패로 승률 5할을 맞췄다. 어린이날 시리즈도 라이벌 LG에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강승호는 "9연전 동안 많이 살아나가지 못해서 체력적인 부담은 없었다"고 개인적으로 돌아본 뒤 "기대에 미지치는 못했지만 작년에 약했던 삼성, LG를 상대로 선방을 했다고 생각한다. 아직 하위권에 자리하고 있지만 100경기 이상 남아있기 때문에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힘은 남아있다. 시간적 여유도 충분하기 때문에 가을야구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프링캠프 당시 구단주 박정원 두산 회장은 "4~5위 하려고 야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렬한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이에 강승호는 "가을야구는 당연하다. 포스트시즌에서 최종 순위를 올릴 것"이라면서 "회장님의 말씀이 동기부여가 됐다. 부담보단 힘이 된 것 같다. 정신이 번쩍 들었었다"고 밝혔다.
잠실=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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