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투수 왕국' KT 위즈에 새로운 대형 유망주가 등장했다. 바로 고졸 신인 우완 김재원이다. 고교 시절부터 인정받은 슬라이더를 앞세워 앞으로 활약을 기대케 했다.
서울청구초-홍은중-장충고를 졸업한 김재원은 2025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29순위로 KT의 지명을 받았다. 190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구위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대회 1회전 세광고와의 경기에서 16탈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입단과 동시에 잠재력을 인정받아 호주 스프링캠프에 승선, 1군 형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호주 캠프에서 '슬라이더'로 이강철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강백호가 슬라이더를 보고 놀라는 모습이 KT 공식 유튜브 '위즈TV'에 잡히기도 했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김재원은 5월 '빅또리 투어'를 통해 내야수 오서진과 함께 1군에 합류했다. 빅또리 투어는 KT의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으로, 2군 선수를 1군에 합류시켜 함께 훈련을 진행한다. 선수는 강한 동기 부여를 받을 수 있고, 1군 코치진은 미래의 주전 선수를 일찍 파악할 수 있다.
최근 이강철 감독은 "올해 신인 투수들은 1~2년 정도 봐야 한다. 제구만 되면 1군에서 쓸 수 있는 선수들"이라면서 "김재원은 슬라이더가 좋다. 퓨처스리그에서 투구 내용이 좋았다고 한다"고 했다.
앞서 심광호 스카우트는 "김재원의 슬라이더는 떨어지는 힘이 빠르다. 회전하면서 탁 떨어지는 것이 타자들에게 어렵다"고 그의 슬라이더를 설명한 바 있다.
마이데일리와 만난 김재원은 "슬라이더는 그립을 잡으면 그때부터 삼진을 잡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던 구종이다. 슬라이더가 프로에 와서도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했는데, 라이브 피칭 할 때 포수 형들도 그렇고 감독님, 코치님들이 슬라이더가 너무 좋다고 칭찬해 주셨다"고 밝혔다.
현재 구속은 148km/h까지 나왔다. 직구와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현재 스플리터를 연습 중이다. 스플리터는 아직 실전에서 사용할 정도는 아니고, 가끔 구사하는 정도다.
4월까지 퓨처스리그 6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7.50을 기록했다. 총 6피안타(2피홈런)를 허용했는데, 8일 삼성전(1이닝 2실점), 26일 상무전(1이닝 3실점)에 5개를 몰아 맞았다.
김재원은 "고등학교 타자들과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면 가차 없이 맞을 확률이 높다"라면서 "코치님은 '신인이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하셨다. 일관성 있게 피칭을 하려고 잡아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1년 선배' 원상현이 김재원을 무척 아낀다고 한다. 김재원은 "캠프부터 지금까지 계속 옆에서 알려주고 같이 다닌다. (원)상현이 형에게 도움 많이 받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원상현은 후배에게 어떤 선배일까. 김재원은 "후배들에게 재미있는 선배다. 야구할 때는 진지한 모습이 있다. 야구할 때는 하고, 저희와 놀 때는 재미있게 해주는 선배"라고 설명했다.
슬라이더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슬라이더로는 안타를 맞지 않았다고 한다. 김재원은 "슬라이더를 좌타자와 우타자 생각하지 않고 코스를 보고 던진다. 양쪽 타자 모두 까다롭게 던질 수 있다"고 했다.
보통 우완 투수의 슬라이더는 좌타자에게 약하기 마련이다. 김재원은 재미있게도 바깥쪽인 '백도어' 코스로 좌타를 잡는다고 한다. 김재원은 "제 슬라이더가 백도어로 들어가는 기질이 있다. 좌타자에게 그런 식으로 던지면 슬라이더가 멀게 느껴진다. 그 코스(좌타자 바깥쪽)를 노리는 피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점을 묻자 "투구폼이 부드럽고 팔 스윙이 빨라 강한 구속을 만들 수 있다. 또 슬라이더를 자유자재로 카운트 상관없이 던질 수 있다"고 답했다.
어떤 투수로 성장하고 싶을까. 김재원은 "마운드에 등판했을 때 저를 불안하지 않고 믿음직스럽게 보는, 팬들이 제가 올라오면 편안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는 그런 투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KT 팬들을 향해 "지금 2군에서 던지고 있지만 1군에 올라와서 수원에서 인사드리고 싶다. 열심히 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인터뷰 도중 오서진이 팀 내 퓨처스리그 4월 MVP에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재원은 오서진이 부러운 눈치였다. 기자가 '5월 MVP를 받으면 된다'고 하자 눈빛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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