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아, 볼이다…아, 안 돼…”
KT 위즈 이강철 감독의 풀카운트 ‘독한 교체’가 이틀이 지나도 화제다. 이강철 감독은 13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서 6-5로 앞선 8회초 1사 3루, 풀카운트서 김민수를 빼고 마무리 박영현을 투입했다. 박영현이 149km 하이패스트볼을 뿌려 류지혁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삼진.
박영현은 구자욱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고, 9회까지 잘 마무리하며 6-5 승리를 챙겼다. 결과적으로 1⅔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류지혁의 삼진은 김민수가 아닌 박영현의 기록이 됐다. 박영현은 올 시즌 이미 11경기서 13이닝, 1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2.77이다.
사실 순수 구원투수들 중에서 이닝이 다소 많은 편이긴 하다. 그런데 이강철 감독으로선 승부수를 던질만했다. KT는 이날 5회까지 6-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7회에 3점을 내줬고, 8회에도 1점을 내주면서 6-5까지 바짝 쫓겼다. 그리고 1사 3루 위기였다.
이강철 감독은 1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소형준이 너무 아깝지 않나요. 저번에도 7이닝 무실점하고 승리를 못해서”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선발투수 소형준은 이날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4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강철 감독은 “승부를 걸어야 했다. 2볼부터 시작하니까 애매했다. 거기서 점수를 주면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갈 것 같았다. 시도를 하고 (승부가)넘어가야 애들도 이해를 할 수 있다. 멍 때리고 아무 것도 안 할 수 없었다. 2스트라이크만 되라고 하고 있었는데 3B1S가 됐다”라고 했다.
결국 풀카운트서 박영현 카드를 썼다. 박영현조차 이강철 감독의 등판 지시에 “저 지금 나가요? 생각도 못했는데”라고 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풀카운트 교체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강철 감독은 웃더니 “선동열 감독님도 2스트라이크 노볼에 교체한 적 있었다. 다행히 이겼다. 조범현 감독님 있을 때 (윤)석민이도 볼카운트 유리할 때 ‘바꾸시죠’ 그랬다. 이기면 되는 것 아니예요”라고 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숨은 1인치가 있다. 사실 박영현의 그 공은 높았다. 류지혁이 배트를 안 내면 볼넷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또 웃더니 “아, 볼이다…아, 안 돼”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이 눈에 보이게 들어왔더라. 하이라이트를 보니까 운이 좋았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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