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3번보다는 2번이 편하다.”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2)은 스프링캠프 귀국 인터뷰서 자신의 타순논쟁(2도영 혹은 3도영)에 대해 그게 왜 논쟁거리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은 없다. 단, 18일 시범경기 광주 SSG 랜더스전이 강설 취소되고 만난 그는 조금 더 솔직한 얘기를 했다. 2번타자로 두 경기 정도 해본 소감과 느낌이 있었다.
김도영은 “3번이나 2번이나 느낌은 비슷하다. 1회에 타순이 돌아오는 게 좋다. 2번이나 3번은 1회에 돌아오니까”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2회 선두타자로 나갈 가능성이 있는 4번타순의 경우 “나랑 안 어울린다. 하기 싫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내 듣고 싶은 얘기를 해줬다. 김도영은 “3번보다 2번이 편하다”라고 했다. 이유가 있다. 그는 “2번타자는 할 게 많다”라고 했다. 무사 1루라면 번트도 댈 수 있고, 진루타를 쳐줄 수도 있고, 안타로 득점 확률을 더 높여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3번보다 2번을 치면 자신의 득점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도 했다. 김도영은 지난해 143득점으로 KBO리그 한 시즌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작년에 워낙 진기록, 대기록을 많이 세워 상대적으로 묻힌 기록이지만, 이 역시 매우 의미 있었다. 김도영은 스스로 득점에 대해 큰 욕심은 없지만, 어쨌든 자신이 득점을 많이 올리면 KIA의 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2번을 칠 때 3번보다 타점 기회가 많을 수 있다고도 했다. 어쨌든 그만큼 더 많은 타석을 소화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KIA의 올 시즌 하위타선은 김선빈, 김태군 혹은 한준수, 이우성, 최원준 등이 맡는다. 개개인의 무게감을 볼 때 하위타선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들이 밥상을 차리고 김도영이 2번에서 장타를 치면, 중심타선에서 빅이닝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반면 김도영은 3번타자의 경우 “무사 1,2루가 될 확률이 (무사 1루보다) 떨어진다. 1사 1루일 경우 안타를 쳐야 한다”라고 했다. 1사에서 3번타자로 타석에 들어서면 안타를 쳐야 득점 확률이 높아진다. 다시 말해 팀 득점력 향상에 자신이 많이 기여하려면 3번보다 2번이 낫다는 생각이다. 결국 2번에서 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일종의 승부욕을 드러낸 셈이다.
이렇게 디테일하게 설명해줬는데, 정작 김도영은 웃더니 “3번을 쳐도 되고 2번을 쳐도 된다. 그게 중요한가요. 그냥 상위타선에서 치면 된다. 계속 중요한 상황에 나가는 것이니까. 우리팀은 1번부터 9번까지 거를 타순이 없다”라고 했다.
결국 김도영은 올 시즌 2번타자와 3번타자를 오갈 것으로 보인다. 최원준이나 김선빈의 타격 컨디션이 좋으면 3번으로 가고, 둘 다 페이스가 안 좋으면 2번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범호 감독은 애당초 3도영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그러나 막상 2도영으로 경기를 운영하니 이점도 확인했다. KIA 팬들은 이 즐거운 논쟁을 즐기면 된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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