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언니들? 사실은 여린 '유랑단'…김완선→보아 "자존감 떨어져" 고백 [종합]

[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가수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가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8일 밤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MC 홍현희와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는 전라남도 여수와 광양으로 출발하기 전 회식을 가졌다.

이날 유랑단은 독기를 품을 수밖에 없었던 치열한 과거를 떠올렸다. 당대의 '핫'한 여성 가수로 뜨거운 인기를 누린 이들이지만, 무대를 오르내리며 겪었던 공허함과 자존감 하락에 크게 공감했다.

김완선은 과거 매니저였던 이모 故 한백희 씨를 떠올렸다. 김완선은 이모와 13년간 매니저로 함께 했지만 정산 미지급 등 문제로 결국 결별한 바 있다. 15세에 처음 이모를 만나 홀딱 반했었다는 그는 "이모를 따라 하면 나도 멋있어질 것 같아서 자발적으로 10년을 복종했다. 그러다 한창 자아가 생기고 성장할 시기에 막아버렸다. 나는 아직도 정신적 나이가 10대에 있는 것 같다. 그것 때문에 자꾸 그 당시를 잊어버리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말 서글픈 게 나는 단 한 번도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김완선은 "무대에서 내려오면 늘 혼났다. 그래서 자신감을 가져본 적이 없다. 처음에는 주눅이 들지만 그 단계를 넘어가면 분노가 생긴다. 이번 '댄스가수 유랑단'은 나에게 특별한 경험이다. '나도 한때는 춤에 미쳐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춤을 싫어하는 사람이 됐지?' 생각도 들더라"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아시아의 별'로 불렸던 보아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보아는 "나도 칭찬 받고 성취감을 느껴보고 싶은데, 항상 무대가 끝나면 지적만 당했다. '내가 그렇게 못했나?' 싶고 자존감이 점점 떨어지더라"라고 돌이켰다.

보아는 "이제 또 요즘 친구들은 내가 어려우니까 '무대 멋있었다'는 말도 안 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 가수라는 생명을 연장할 수 있을 텐데, 이제는 다들 나를 '이사님'이라고 부르며 비즈니스적으로만 대한다. 그게 참 공허함과 쓸쓸함을 안겨준다"라고 고백했다.

또한 화사는 악플로 겪었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화사는 솔로 미니 1집 '마리아' 발매 당시 가장 독기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분노가 많은 편"이라며 "항상 착하게 음악 열심히 하면서 좋은 마음으로 살아가는데,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저를 판단하더라. 그때는 현타가 조금 왔다. 당시엔 결과가 좋든 말든 그런 건 생각 못 하고 '그냥 무대에 다 풀어버려야지' 했다"고 회상했다.

이효리도 "'치티치티뱅뱅'이 가장 독기 품었을 때 쓴 가사다. 지금은 기억도 안 나는데 그땐 뭐에 시달려서 스트레스가 많았다. 외계인 분장까지 하며 모든 걸 다 풀어버렸다"고 덧붙였다.

[사진 = tvN '댄스가수 유랑단' 방송 캡처]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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