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이효리와 나이 고민 나눠…갑상선암 수술→내 목소리 맘에 든다" [유퀴즈](MD리뷰)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가수 겸 배우 엄정화가 이효리와 나눈 나이에 대한 고민부터 갑상선암 수술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7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포기하지 마' 특집이 펼쳐진 가운데, 엄정화가 어떤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는 의지의 인생사를 나눴다.

이날 엄정화는 지난 2008년 발매된 '디스코(D.I.S.C.O)'에 대해 "그때 나이가 서른여덟이었다. 그런데 뭔가 내가 계속 무대가 좋고 항상 올라가고 싶고 그랬는데 내가 그것 때문에 그만두고 싶진 않았다. 내가 그만두고 싶을 때 그만두는 게 맞다"라고 회상했다.

엄정화가 '디스코(D.I.S.C.O)'를 발매했던 2008년은 여성 가수들의 황금기이기도 하다. 서인영의 '신데렐라', 원더걸스 '노바디' 그리고 이효리의 '유고걸'이 모두 한 해에 탄생했다.

그러자 엄정화는 "아니, 나 할 말 있다. 그때 내가 진짜 오랜만에 1위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내가 정말 대중적으로 다시 1위를 하고 싶었다"며 "그런데 이효리가 그 주에 나왔는데 1위 후보였다. 아니 걔는 1주일만 더 있다 나오지. 바로 1위를 해버리는 거다. 나 1위 못했다"라고 투덜대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엄정화는 당시 이효리가 자신을 찾아왔음을 털어놨다. 그는 "효리도 그때가 30대가 되는 시기였다. 나도 이제 마흔이 되는 시기였어서 서로의 나이에 대한 부담감이나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며 "내가 지나왔던 거고, 그때 효리랑 똑같이 고민했던 시기였다. 이야기를 같이 나눌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라고 이효리와 깊은 유대를 나눴음을 전했다.

엄정화는 "효리도 용기 있게 고민을 이야기했던 것 같고 나보다 더 많은 중압감을 느꼈을 것 같다. 효리의 인기는 더 대단했기 때문에. 그런데 내가 마흔이 됐을 때 30대가 되는 효리를 볼 때 아직 너무 애기였다"며 설명했다.

이어 "내가 30살이 되는 해에 '몰라'를 불렀다. 그런데 사람들의 시선과 생각이 자꾸만 나를 잡았다. '나이가 들었다', '30대다' 이런 게"라며 "지금은 사실 30대는 20대 초반을 보는 눈빛이다. 그런데 그때는 더 심했으니까. 아마 굉장히 고민이었을 것"이라며 말했다.

그러면서 '괜찮아, 더 갈 수 있어. 얼마든지.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어'라고 이야기해 줄 수 있어서 기뻤다. 왜냐면 내가 지나왔기 때문에"라고 미소 지었다.

한편 엄정화는 '디스코(D.I.S.C.O)' 이후 갑상선암 수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목소리가 거의 8개월 정도는 소리를 못 냈다. 내가 아무한테도 말을 안 했다. 말을 하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될까 봐 숨겼다. 목소리가 안 나오게 될 때의 공포는 엄청나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환불원정대' 때도 목소리 때문에 고민이 많았고 힘들었는데 재석 덕분에 엄청 도움을 많이 받았고 내가 더 용기가 생겼던 것 같다"며 유재석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꼭 다시 노래를 하고 싶었던 게 사실 노래 부르지 못할 거란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만약 내가 포기하고 가수의 길을 그만뒀다면 그냥 그렇게 살 수도 있을 거다. 그런데 나 스스로에게 그렇게 끝을 내고 싶지 않았다"며 "다시 앨범을 꼭 만들고 싶었고 마지막 인사를 하더라도 그동안 감사했다는 무대를 꼭 갖고 싶었다. 사라지듯이 없어지는 거 말고 내가 해내서 무대에서 인사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엄정화는 "내 시간이 그렇게 끝난다면 내가 열심히 노력하고 꿈을 쫓아왔던 내 시간이 그냥 사라져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진짜 많이 좋아지고 있고 찾아가고 있다. 이야기하고 연기를 할 때는 다 극복했다"며 무사히 회복 중임을 알렸다.

다만 "가끔 댓글을 보면 '목소리가 떨린다, 목이 아픈가 보다'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아픈 건 아니다. 그런데 이제 여러분들도 내 목소리가 이렇다고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 그냥 내 목소리는 이렇다"라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엄정화는 "어떨 땐 내 목소리가 갈라질 때 '아, 나 왜 갈리지지? 이렇지 않았는데' 매 컷마다, 매 한마디 마디마다 물을 마시고 목소리를 가다듬어야 했다"며 "노래할 때도 노래가 마음대로 만들어지지 않을 때 '이게 왜 안 되지? 내가 항상 내던 소린데'하며 예전하고 자꾸 비교를 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단점이라고 생각하고 감추려고 하면 더 안 좋게 느껴지고 스스로도 더 움츠려든다. 이게 생각의 차인데 '내 목소리는 이렇게 특색 있어. 이게 나야'라고 받아들이면 벗어날 수 있다"며 "한 마디도 말을 못 할 때도 있었으니까 너무나도 편안하고 내 마음도 편안해진 것 같다. 그리고 내 목소리가 너무 마음에 든다"라고 당당히 덧붙였다.

[사진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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