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 손준호, 사실상 6월 A매치 불발...박용우·원두재에 찾아온 '기회'→세대교체 신호탄?

[마이데일리 = 최병진 기자] 손준호(31·산둥 타이산)의 A매치 합류 불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박용우(29·울산 현대)와 원두재(25·김천 상무)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58) 감독은 지난 5일 6월 A매치에 나설 23명의 엔트리를 발표했다. 한국은 오는 16일과 20일에 각각 페루, 엘살바도르와 부산, 대전에서 친선전을 치른다. 지난 3월에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엔트리를 바탕으로 선발을 했기에 이번 소집이 사실상 ‘클린스만호의 1기’다.

이번 명단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손준호다. 손준호는 지난달 12일 상하이 공항에서 중국 공안에 긴급 체포됐다. 혐의는 뇌물수수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국민 한 명이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공안기관에 구금됐다"고 전했다.

수사 결과 예측이 어려운 가운데 구금은 대표팀 명단 발표 날까지 이어졌다.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 임원과 변호사가 최근 중국으로 떠나 손준호 측과 접견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성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소집 명단에 손준호의 이름을 올렸다.

클린스만 감독의 의도는 ‘메시지’ 전달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준호 선발에 대해 “현재 상황에 마음이 아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최대한 도움을 줄 것이다. 손준호를 100% 지지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분명한 목적을 밝혔다.

그러면서 엔트리 변동 가능성도 빼놓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소집 때 명단이 바뀔 수 있다. 이번 명단이 확정된 건 아니다”라고 여지를 남겨 뒀다.

손준호 구금과 함께 주축 자원이던 정우영(33·알사드)도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이 중심을 잡는 가운데 중원에서 변화가 불가피해졌고 박용우와 원두재의 출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6 리우 올림픽 멤버로 활약한 박용우는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다. 박용우는 후방에서 뛰어난 패스 능력을 자랑하며 많은 활동량으로 중원에 힘을 더한다. 군복무 후에는 울산의 주축 자원으로 활약했고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이었다. 올 시즌도 리그 16경기 출전하며 홍명보 울산 감독의 신뢰를 받았고 국가대표까지 승선했다.

원두재는 20세와 23세 등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고 A매치도 6차례 소화했다. 2021년 6월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레바논전이 마지막 출전으로 약 2년 만에 대표팀에 승선했다. 정확한 킥 능력을 겸비한 원두재는 ‘제2의 기성용’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둘 모두 손준호가 미드필드에서 하던 역할을 할 수 있어 새로운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축구계 관계자는 “사실상 손준호는 이번 A매치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클린스만 감독도 이를 알고 있기에 엔트리 변동 가능성을 언급했다. 극적으로 구금이 풀려 합류하더라도 컨디션은 정상이 아닐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용우와 원두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붙박이’ 황인범의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다. 플레이 스타일도 서로 비슷하다. 정우영도 30대 중반을 향하고 있어 세대교체를 대비한 선택이라고 보인다”라며 출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손준호·위르겐 클린스만·박용우·원두재. 사진 = 대한축구협회]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