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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사나이'는 '진짜 사나이'를 넘어섰다 [이승길의 하지만]
20-09-3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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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영상만 보면 100% 못 느낄 수도 있는데, 연기도 아니고 이거 진짜 완전 리얼이다. 이건 '가짜 사나이'가 아니다. 내가 '진짜 사나이'도 다녀왔는데, 아이러니한 것이 (둘의) 이름이 바뀌어야 한다." (줄리엔강)

2020년 가장 뜨거운 예능프로그램은 방송사가 아닌 유튜브를 통해 소개된 웹예능 '가짜 사나이'다. 과거 방송된 MBC 예능 '진짜 사나이'에서 이름을 따온 '가짜 사나이'는 BJ, 유튜버, 스트리머들이 특수부대 UDT 훈련을 받는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냈다. 지난 7월 방송된 1기는 한달간 업로드된 7편의 본편 누적 조회수가 무려 5천만뷰에 달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1기의 제작비는 약 5천만 원 정도로 알려져있다. 유튜브 콘텐츠로는 과감한 투자였지만, 공룡화된 콘텐츠 시장에서 소위 대박을 터트린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믿을 수 없이 적은 액수. 그래서 '가짜 사나이'의 메가 히트가 기존 방송가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첫째는 '가짜 사나이'가 제목과 달리 '진짜'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2기 출연자로 촬영을 마친 방송인 줄리엔강은 "절대 연기가 아니다. 영상만 보면 100% 못 느낄 수도 있는데, 연기도 아니고 이거 진짜 완전 리얼이다. 이건 '가짜 사나이'가 아니다. 이게 '진짜 사나이'다. 내가 '진짜 사나이'도 다녀왔는데, 아이러니한 것이 이름이 바뀌어야 한다"는 후기를 전했다.

'가짜 사나이' 1기에는 훈련생들이 힘에 겨워 토를 하고, 붕대를 감은 채 훈련을 받는 등 처절하고 리얼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러한 극한의 상황에서 출연진이 내뱉는 욕설 또한 그대로 소개됐다. TV 예능이 넘을 수 없는 근원적인 벽인 '수위'의 문제가 '가짜 사나이'에는 없었다. 이는 '기존의 진짜 사나이는 진짜도 아니고 사나이도 아니다'고 지적하던 네티즌들의 수요를 정확히 충족시켰다.

KBS의 '개그콘서트'가 심의로부터 상대적으로 더 자유로운 케이블채널,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간 유튜브 개그 콘텐츠에 밀려 폐지된 2020년의 상황에 비춰보면 '가짜 사나이'가 증명해 낸 '리얼함'의 힘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시사점은 '가짜 사나이 1기'의 대성공이 또 다른 변화의 물결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10월 1일 첫 공개를 앞둔 시즌2를 향한 기대는 더욱 뜨거운 상황. 2기 출연자를 선발하기 위한 면접에는 인터넷 방송인들의 참여신청이 폭주하다시피 했다. 그 중에는 줄리엔강, 쇼트트랙선수 곽윤기, 전 축구국가대표 김병지 등 유명인도 다수 존재했다. 대형 방송사가 제작하는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던 이들이 이제 유튜버가 만드는 '가짜 사나이'에 출연하기 위해 면접에 참여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1980년대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는 가사가 울려퍼졌다면, 2020년 '가짜 사나이'를 필두로 한 웹콘텐츠들은 TV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 = 피지컬갤러리 김계란 인스타그램]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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