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이 바라본 로메로의 실질적 경쟁력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데이빈슨 로메로는 25경기를 치렀다.

부상과 부진으로 퇴출된 잭 루츠의 대체 외국인타자로 5월 말 두산에 합류했다. 8일 현재 타율 0.268 5홈런 26타점 9득점. 그리고 3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지금까지는 '나쁘지 않다. 괜찮은 타자'라는 평가가 많다. 어쨌든 로메로의 KBO리그 적응은 사실상 끝났다. 이젠 본격적으로 위력을 발휘해야 할 시점.

김태형 감독은 로메로를 4번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수비는 3루수와 1루수를 번갈아 맡기고 있다. 김 감독이 바라본 로메로는 어떤 유형의 외국인타자일까. 김 감독은 7일 대전 한화전이 우천 취소된 뒤 "로메로는 잘해주고 있다. 4번 타자를 바꿀 생각은 없다"라고 했다.

▲컨택트 히터

로메로는 전형적인 홈런 혹은 장타 스윙을 하는 외국인타자와는 다르다. 김 감독은 "컨택 능력이 좋다. 파울 커트를 잘 한다. 투수들의 공을 잘 따라가며 쳐낸다"라고 했다. 현재 로메로의 타율은 0.268에 불과하지만, 최근 10경기서는 0.355로 매우 좋다. 한국 투수들 특유의 다양한 구질에 잘 적응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타율이 더 올라갈 여지는 충분하다. 0.262인 득점권 타율 역시 더 올라갈 여지가 충분하다. 다만, 0.322인 우투수 타율에 비해 0.182인 좌투수 타율, 0.188인 언더핸드 투수 타율을 좀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25경기서 26개의 타점을 만들어냈다. 타점 생산 능력은 충분히 갖고 있다. 김 감독은 "홈런을 쳤으면 좋겠지만"이라고 웃으면서도 "희생플라이도 잘 친다"라고 했다. 로메로는 5개의 희생플라이를 쳐냈다. 장타력도 나쁘지 않다. 0.485로 리그 20위권 수준. 26개의 안타 중 11개가 장타였다. 그 중 2루타는 6개, 홈런은 5개.

전형적인 홈런타자라기보다는 2루타를 간간이 때려내는 유형의 중장거리형 컨택트 히터. 구체적으로 김 감독은 "공을 잡아채는 느낌으로 때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공을 밀고 가서 때리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직접 시범을 보였다. 몸쪽 코스의 공 혹은 실투를 충분히 본 뒤 강력한 파워로 잡아당기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다양한 구질에 빠르게 대처, 정확하게 타격하는 자세를 취했다.

김 감독은 "삼진을 당해도 좋으니 마음껏 방망이를 돌리라고 하면 오히려 기존의 장점까지 무너질 수 있다.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로메로의 타격을 존중한다. 4번 타자가 홈런과 장타를 많이 때리면 가장 좋지만, 두산의 강력한 타선을 감안할 때 지금처럼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약간 불안한 3루수비

로메로는 3루와 1루를 수비할 수 있다. 3개의 실책을 범했는데, 지난 5일 잠실 넥센전서는 약간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어깨는 강하다. 송구력은 좋은데 공을 캐치하는 과정에서 자세가 높거나 펌블하는 케이스가 있었다. 평균 수준의 수비력을 지녔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김 감독은 "3루 수비만 보면 로메로보다는 (허)경민이가 안정적"이라고 했다. 다만 "아무래도 3루와 1루 수비를 번갈아 소화하다 보니 실책이 나온 것 같다"라고 했다.

로메로는 최근 1루수로 나서는 경우도 많았다. 1루 수비는 3루보다 안정적인 측면이 있었다. 두산은 최근 김재환이 타격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1루 요원으로는 오재일이 있지만, 아무래도 무게감은 높지 않다. 대신 3루 수비가 가능한 허경민과 최주환의 팀 공헌도는 상대적으로 더 높다. 때문에 로메로를 3루보다는 1루로 기용하는 게 때로는 효율적일 수 있다.

[로메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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