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포수의 센스 있는 견제에 문책성 교체를 당한지 하루만에…
지난 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한화 이글스 우투좌타 외야수 문현빈(21)은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3번 좌익수로 선발출전 했다. 0-1로 뒤진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KIA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로부터 사구로 출루했다.
네일과 코디 폰세, 두 에이스의 맞대결. 1점의 중요성이 매우 큰 경기. 그런데 문현빈은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결여된 모습을 보였다. 네일이 노시환 타석에서 1~2구 모두 스트라이크를 넣었다. 그런데 네일의 2구를 받은 KIA 포수 김태군이 갑자기 1루수 패트릭 위즈덤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위즈덤은 공을 받자마자 1루에 천천히 걸어서 귀루하던 문현빈의 왼 다리에 재빨리 태그했다. 기본적으로 김태군의 센스가 돋보였고, 위즈덤의 기민한 대처도 돋보였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문현빈의 귀루가 늦었다. ‘산책 귀루’였다. 순식간에 간판타자 노시환 앞에 주자가 사라졌다.
그러자 한화 김경문 감독은 4회말 수비 시작과 함께 문현빈을 빼고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진영을 좌익수로 보냈다. 대신 선발라인업에서 빠진 외국인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중견수로 투입했다. 명백한 문책성 교체였다.
한화는 이날 KIA에 3-1로 역전승하고 6연승을 이어갔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방심이 없다. 안일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은 그냥 두고 보지 않는다. 문현빈의 교체를 통해 한화 선수들에겐 자연스럽게 메시지가 전달됐다. 프로의 기본은 집중력이라는 것을.
그런데 요즘 한화가 정말 기운이 좋고, 잘 나가는 게 5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서 다시 한번 드러났다. 한화는 이날 삼성을 3-1로 잡고 파죽의 7연승을 내달렸다. 두산 베어스에 패배한 LG 트윈스와 함께 공동선두에 올랐다.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이 더욱 의미 있었다. 4일 KIA전서 고개를 숙였던 문현빈이 히어로가 됐기 때문이다. 문현빈은 이날 변함없이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했다. 심지어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첫 타석에 등장, 삼성 선발투수 최원태의 커터를 힘 있게 밀어 좌월 선제 결승 솔로포로 연결했다.
한화도 살았고, 자칫 위축될 뻔했던 문현빈 역시 기운을 되찾았다. 문책은 그날 하루로 끝이었고, 김경문 감독은 결자해지의 기회를 줬다. 그리고 선수가 그 기회를 잘 살렸다. 내용과 결과 모두 챙긴 하루. 이래서 요즘 한화가 리그에서 가장 잘 나가는 팀이다.
문현빈은 북일고를 졸업하고 2023년 2라운드 11순위로 입단했다. 신인 시절부터 1군에서 착실히 기회를 받고 성장하고 있다. 올 시즌 33경기서 110타수 33안타 타율 0.300 5홈런 18타점 14득점 6도루 OPS 0.849로 좋은 활약을 펼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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