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복귀하자마자 ERA 1점대 실화? '토미존 수술→굴곡근 손상' 돌아온 1차지명 국대 신인왕, 그의 목표는 소박하다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팀 우승 그리고 건강하게 로테이션만 소화하는 게 목표입니다."

KT 위즈 '대형준' 소형준의 목표는 소박하다.

소형준은 지난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2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5이닝 5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을 가져왔다. 소형준은 2022년 9월 28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7이닝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이후 928일 만에 선발승에 성공했다.

이날 날씨는 최악이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우박과 비, 강풍이 몰아쳤고, 경기 시작 후에도 우박이 내려 8분간 중단됐다. 바람도 거세 투수들이 공을 던지기에 최악의 조건이었다. 그래서 소형준도 1회 악송구를 범하고 선취점을 허용하는 등 쉽지 않은 승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2회부터 4회까지 주자를 내보내더라도 침착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하지 않았고, 5회 류지혁과 구자욱을 삼진, 강민호를 유격수 땅볼로 돌린 후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후에 "소형준이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첫 승이자, 928일 만의 선발승을 축하한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만났던 소형준은 "날씨도 춥고 바람도 많이 불어가지고 던지는데 힘든 부분이 있었다. 5회까지 잘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던졌다. 야수 선배님들도 추운데 많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2020 KBO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KT에 입단한 소형준은 2020시즌 26경기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팀의 주축 선발로 활약했지만, 2023년 3경기에 나선 이후 오른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MCL) 파열 진단을 받아 수술대에 올랐다. 또한 지난해 5월 복귀 시점을 잡는 과정에서 오른쪽 팔꿈치 외측 굴곡근 미세 손상으로 또 한 번 긴 재활과 싸워야 했다.

지난해 9월 돌아왔으나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나섰다. 연투도 없었다. 소형준은 정규 시즌 6경기 2승 평균자책점 3.24, 포스트시즌에도 1홀드 평균자책점 2.25로 활약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대만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에 참가했다. 건강함을 증명했다.

올 시즌에는 다시 익숙한 선발로 돌아왔다. 그러나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3월 26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 6이닝 9피안타 4탈삼진 3실점 패전, 4월 6일 인천 SSG 랜더스전 7이닝 5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노 디시전을 기록했다.

소형준은 "목표로 잡은 승수도 없고, 로테이션만 건강하게 소화하자는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했어서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해 아쉬움은 없었다. 몸 상태도 괜찮고, 선발 다음날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 이제 선발로 돌아왔기 때문에 선발로서 내 역할을 잘해야 될 것 같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어 "작년에 불펜으로 나서면서 불펜 투수들의 고충을 많이 느꼈다. 나 같은 경우는 선발이 익숙하고 더 편한 것 같다"라며 "타이트한 상황에 나가는 게 얼마나 압박감이 크다는 걸 많이 알게 되었다. 선발로 나서면 그런 상황을 만들지 말고 내가 맡은 이닝은 어떻게 해서든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힘줘 말했다.

선발 복귀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3경기(18이닝) 1승 1패 평균자책 1.50으로 호투하고 있다. 평균자책 4위다. 국내 선수 기준으로는 LG 트윈스 임찬규(0.83)에 이어 2위. 그러나 목표는 없다.

소형준은 "올해 이루고 싶은 건 우승밖에 없다. 그리고 건강하게 로테이션만 소화한다면 올 시즌은 그걸로 끝이다"라고 웃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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