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어떻게든 승리를 하고자, 부진했던 모습을 만회하려 했다"
단순한 외국인 투수 이상의 책임감이다. 한화 이글스 외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와이스는 그동안 팀에게 미안했던 마음을 고백했다.
와이스는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7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마수걸이 승리다. 구속은 최고 156km/h, 평균 153km/h를 찍었다. 94구를 구사했고, 직구 41구, 스위퍼 48구, 커브 3구, 체인지업 2구를 던졌다.
앞선 2경기는 아쉬웠다. 지난달 23일 KT전은 6이닝 4실점 3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로 밥값을 했다. 그러나 29일 KIA전은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고, 4월 4일 삼성전은 4⅔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성적은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6.89.
시작은 깔끔했다. 와이스는 1회 선두타자 정수빈을 유격수 땅볼로 정리했다. 제이크 케이브에게 우측 펜스 상단을 맞는 타구를 내줬지만, 우익수 이진영의 기민한 후속 플레이로 단타가 됐다. 양의지를 2루수 뜬공,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1회를 마무리했다.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2회 1루수 뜬공-우익수 뜬공-좌익수 뜬공, 3회 유격수 땅볼-유격수 땅볼-헛스윙 삼진으로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 위기를 깔끔하게 넘겼다. 선두타자 케이브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맞았다. 이날 처음 맞이하는 득점권 위기. 하지만 케이브는 양의지를 헛스윙 삼진, 양석환을 좌익수 파울 플라이, 강승호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깔끔한 수비로 세 번째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5회 와이스는 김재환을 손쉽게 2루수 땅볼로 잡았다. 추재현에게 2루수 쪽으로 치우친 2-유간 타구를 유도했다. 2루수 이도윤이 공을 잡고 역동작 상태에서 깔끔한 노스텝 송구로 1루에서 포스 아웃을 만들었다. 박계범이 친 타구는 빗맞으며 투수와 포수 가운데로 굴러갔다. 와이스가 직접 공을 잡아 1루로 송구, 접전 끝에 포스 아웃 판정이 나왔다.
한화 타선도 와이스의 호투에 화답했다. 6회초에만 5도루를 감행, 대거 5점을 뽑았다. 한 이닝 최다 도루 타이기록. 점수를 등에 업은 와이스도 6회말 땅볼과 삼진 2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추가했다. 7회도 3루수 땅볼, 유격수 뜬공, 헛스윙 삼진으로 5번째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팀이 7-0으로 앞선 8회, 와이스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힘이 빠진 탓일까.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이어 추재현에게 투런 홈런을 내줬다. 하지만 흔들림은 여기까지였다. 와이스는 박계범을 1루수 땅볼, 김기연을 헛스윙 삼진으로 정리했다.
여기서 양상문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다. 와이스는 더 던질 수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최종적으로 벤치의 판단을 믿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화 팬들은 와이스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김범수와 김종수가 이닝을 나눠 던지며 와이스의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종료 후 와이스는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교체 상황에 대해 묻자 "안 그래도 승부욕이 많은 편이다. 투런 홈런을 맞기도 했지만,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승부욕과 경쟁심을 통해 이번 이닝을 막고자 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와이스는 "팀이 저를 많이 믿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런데 지난 몇 경기 부진하면서 팀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오늘 같은 경우는 어떻게든 승리를 하고자, 부진했던 모습을 만회하려 했다"고 그간 미안함을 전했다.
그간 부진을 털어내려 어떤 노력을 했을까. 와이스는 "야구가 참 어려운 스포츠다. 꾸준함을 지키려고 했다. 야구란 것이 갑자기 확 잘할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떨어진다. 꾸준함을 유지하면서 야구를 하려고 한다"고 했다.
완봉 욕심은 없었냐고 묻자 "아쉽지만, 무엇보다 팀이 이겼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며 웃었다.
와이스는 2024시즌 도중 리카르도 산체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O리그에 입성했다. 지난 시즌 와이스는 16경기에서 5승 5패 평균자책점 3.73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한화는 시즌 종료 후 와이스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시즌 초반 와이스는 흔들렸지만, 마침내 첫 승을 챙기며 한화가 자신과 재계약한 이유를 증명했다.
잠실=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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