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서현 없어도 한화의 9회는 편안했다.
올해 한화 이글스가 1위를 달리는 건 극강 선발진 때문만은 아니다. 불펜도 상당한 짜임새를 자랑한다. 6일까지 평균자책점 2.97로 리그 3위다. 11세이브의 마무리 김서현(ERA 0.48)을 필두로 박상원(19경기 6홀드 평균자책점 3.18), 김범수(13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3.18), 조동욱(13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2.77)이 자주 보인다. 특급신인 정우주(15경기 3홀드 평균자책점 4.40)도 최근 점점 비중이 커진다.
현 시점에서 김서현 바로 앞을 책임지는 8회 메인 셋업맨은 우완 파이어볼러 한승혁(32)이다. 한승혁은 올 시즌 김서현만큼 맹활약한다. 21경기서 2패1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1.93이다. 급기야 마무리 김서현이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과 5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서 연투하면서 6일에 쉬자 임시 마무리로 나섰다.
한승혁은 임시 마무리로 등판해 세이브를 따낼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3-1로 앞선 9회초에 포심 최고 151km에 슬라이더, 포크볼을 섞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하며 팀의 8연승을 완성했다.
한승혁은 2011년 KIA에 입단한 뒤 수년간 공만 빠른, 제구 기복이 심한 유망주였다. 매년 5선발 기대주였으나 시즌 초반 반짝 활약을 수년간 반복했다. 그러다 2023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한화로 옮긴 뒤 전문 셋업맨으로 돌아섰다. 한화는 한승혁이 스피드가 있고 구위도 좋으니, 짧은 이닝 동안 전력 투구하는 게 낫다는 발상의 전환이 있었다.
지난 2년간 불펜에서도 좋았던 구간이 있었으나 안 좋은 시기도 있었다. 그래도 작년 70경기서 5승5패19홀드 평균자책점 5.03을 기록했다. 많은 경기에 나서며 벤치의 신뢰를 얻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아직 개막 후 1개월 반 정도 지난 시점이지만, 계속 페이스가 좋다. 과거 행보를 볼 때 아직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지만, 그래도 다른 점이 보인다.
한승혁은 이날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김태근에게 구사한 슬라이더 하나가 가운데로 몰려 안타 하나를 맞았다. 과거의 한승혁이면 이를 계기로 심하게 흔들릴 수 있었지만, 달랐다. 김재성에게 공 3개 모두 포심을 꽂으며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어떤 투수든 실투할 수 있고, 맞을 수 있다. 그러나 한승혁은 안 좋은 결과 이후 흔들리지 않았다. 도망가는 승부가 전혀 없었다.
그렇게 나이 32세에 커리어하이를 쓸 기세로 폭주하고 있다. 김서현 앞에서 가장 압박감이 큰 상황을 거뜬히 버텨내고 있다. 알고 보면 한화의 선두도약 및 질주의 숨은 히어로다. 앞으로도 김서현이 2연투를 하면 마음 편하게 쉴 수 있을 듯하다.
또 하나, 한승혁은 트레이드의 대표적 성공작이다. 한승혁의 반대급부로 한화에서 KIA로 간 오른손 거포 변우혁도 코너 내야 백업으로 1군에 완전히 자리 잡았다. 현재 한승혁만큼의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 1군에 없으면 허전한 선수가 됐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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