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트럼프, 조선업 재건 행정명령 서명…중국 견제 조치도
조선업계, 협력 가능성 시사에 미국 시장 진출 '속도'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를 발표한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 조선업계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조선업 재건과 중국 해양 패권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의 조선업 회복을 위해 이 분야에 대한 지원금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정명령에는 미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의 조선·해운·물류 산업에 대한 불공정 무역 조사 착수 지시도 포함됐다. USTR은 최근 중국 선사 및 선박에 국제 운송 수수료 부과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이 한국 조선업계에 미국과의 협력을 통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미 해군 군함 건조를 동맹국에 맡길 수 있도록 하는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의 첫 통화에서 한미 간 협력 분야로 조선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조선 업체들도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8일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 조선 기술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헌팅턴 잉걸스는 미국 미시시피주에서 미국 최대 수상함 건조 조선소인 잉걸스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조선소는 미국 해군이 최근 발주한 이지스 구축함 물량의 3분의 2를 건조하는 등 대형 상륙함 및 경비함 전량을 만들고 있다. HD현대는 이번 기술 협력을 통해 미국 방산 시장 진출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2월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데 이어 투자할 수 있는 또 다른 조선소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또 호주 방산업체 오스탈 지분투자를 통해 해양방산 사업 시너지 확대를 노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부유식액화천연가스설비(FLNG)부터 LNG운반선까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FLNG 'PFLNG TIGA'를 진수한 데 이어 미국과 캐나다, 이탈리아, 노르웨이 등지에서 총 8조원대 FLNG 수주 협상 중이다.
아울러 미국의 중국 견제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이 중국이 아닌 한국 조선업체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국 조선사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그리스 선주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의 캐피탈 마리타임은 현재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와 20척 규모의 수주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계약 규모는 15억5000만 달러(약 2조2700억원)이며, 선박 인도 시기는 2027~2028년이다.
한화오션도 지난달 유럽 선주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3784억원에 수주했으며, 대만 '에버그린'으로부터는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원유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은 총 22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 98억 달러의 22%를 달성하기도 했다.
성공적인 수주가 이어지면서 조선업계의 올해 실적 전망도 밝을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K-조선 빅3인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은 올 1분기에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6조6356억원, 영업이익 4969억원이다. 삼성중공업도 매출 2조5830억원, 영업이익 1515억원을 달성할 예정이며, 한화오션은 매출 3조179억원, 영업이익 14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이 미국의 조선업 협력 파트너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 수혜를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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