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우완 영건 투수 이호성이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호성은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서 구원 투수로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11회초 이호성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호성은 정준재에게 안타,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 2루에 몰렸다. 한유섬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됐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고명준과 승부. 고명준이 좌익수 방면 뜬공을 만들었고, 3루 주자 정준재가 홈을 밟았다. 이어 박성한도 좌전 1타점 적시타를 쳤다.
흔들림이 계속됐다. 이지영에게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제구 난조에 빠지며 볼넷을 허용했다. 또한 폭투까지 범하며 다시 2사 2, 3루 위기를 자초했다. 오태곤을 3루 땅볼로 정리하며 추가 실점을 가까스로 막았다. 11회말 삼성이 득점에 실패, 이호성은 패전투수로 기록됐다.
시즌 첫 패배다. 이날 전까지 이호성은 7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 중이었다.
앞서 이호성의 투구는 깔끔했다. 22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 1이닝 2실점을 기록한 후 6경기 연속 무실점을 작성했다. 해당 기간 5⅔이닝을 던지며 단 하나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볼넷 단 2개를 내주는 동안 삼진 9개를 솎아낼 정도로 뛰어난 구위를 자랑했다.
당장 전날(8일) 경기에서 생애 첫 홀드를 따냈다. 팀이 3-2로 앞선 6회 마운드에 오른 이호성은 땅볼-삼진-삼진으로 1이닝을 삭제했다. 이호성의 활약 덕분에 삼성은 리드를 지켰고, 7-3으로 승리했다. 이호성도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다만 9일은 평소와 달랐다. 변화구가 계속 손에서 빠져나가며 어려운 싸움을 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 볼넷을 내준 이지영과의 승부가 대표적이다. 구속은 꾸준히 140km/h 후반을 찍었지만, 제구가 흔들리며 안타와 볼넷을 내줬다. 26구 중 스트라이크는 14구에 불과했다.
도원초(부천소사리틀)-동인천중-인천고를 졸업한 이호성은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8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부터 5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 미래의 에이스로 각광을 받았다. 2024년은 16경기 2승 4패 평균자책점 7.40으로 흔들렸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했다. 미국의 야구 전문 프로그램 시설인 CSP(Cressey Sports Performance)로 단기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직전 옆구리 부상을 당해 출발이 조금 늦었다.
실력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시범경기에서 2경기 승패 없이 2⅔이닝 1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야구 기록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4년 이호성의 평균 구속은 140.8km/h였다. 시범경기부터 150km/h에 육박하는 공을 뿌리며 '스텝업'한 모습을 과시했다. 현재 이호성의 평균 구속은 147.0km/h다.
삼성은 이호성에게 가능성을 봤다. 정규시즌 호투가 계속되자 가능성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가 상무 입대 취소다. 삼성 관계자는 8일 "이호성 선수와 구단이 잘 협의해서 상무 입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불펜 평균자책점이 4.58(6위)로 아쉽고, 이호성은 2004년생으로 당장 병역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양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
공교롭게도 상무 입대 취소가 결정 된 다음날 패전을 당했다. 좋았던 제구도 흔들려 더욱 뼈아프다.
성장통이다. 현실적으로 무패 투수는 있을 수 없다. 아직 더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 크리스티 매튜슨은 "승리하면 작은 것을 배울 수 있지만, 패배하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호성도 이번 패배로 얻은 것이 많다. 앞으로 이호성이 어떤 투구를 펼칠까.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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