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3회 끝나고 퍼펙트, 5회 끝나고 퍼펙트.”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투수 케니 로젠버그(30)가 시즌 초반 리그 최강타선을 자랑하는 LG 트윈스를 상대로 6회 2사까지 퍼펙트 투구를 했다. 6회 2사에서 최원영에게 우선상에 뚝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아 퍼펙트와 노히트가 동시에 좌절됐다.
이후 로젠버그는 7회와 8회를 넘어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9회 연속안타를 맞고 내려가긴 했지만, 8이닝 4피안타 13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했다. 투구수는 108개였다. 포심 최고 148km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었다. 커브와 슬러브도 4~5개씩 섞었다.
사실 다른 왼손투수들에 비하면 디셉션이 좋은 편이란 얘기는 못 듣는다. 현장에서 로젠버그의 팔이 비교적 일찍 보이는 편이라는 말이 나왔다. 제구와 커맨드가 기가 막힌 편도 아니다. 그래도 스윙 궤적 자체가 비스듬하게 나오기 때문에 영점이 잡히면 까다로운 투수인 건 확실하다.
로젠버그는 “경기 시작하기 전에는 뭔가 특별한 느낌을 받거나 ‘오늘 더 컨디션이 좋다’ 이렇게 느끼지는 않았다. 올해 본인이 야구 선수로 10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매년 조금씩 루틴이 바뀌는 것도 있고 계속 유지되는 것도 있긴 하지만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건 마운드에 올라가서 최선을 다해서 공을 던지는 것이다. 공 하나에 집중을 해서 던지려고 노력했고, 1회 끝나고 ‘컨디션 괜찮네’라고 생각을 하긴 했다”라고 했다.
퍼펙트를 3회부터 의식했고, 6회 2사까지 끌고 갔다. 로젠버그는 “3회 끝나고 퍼팩트 피칭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5회 끝나고도 퍼팩트 피칭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데 야구라는 스포츠가 잘 맞은 공이 외야수들에게 잡히고, 타구가 갑자기 외야와 내야 사이에 떨어져서 안타가 되기도 한다. 난 그냥 마운드에서 어떻게 공 하나를 던져야 할지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을 한다”라고 했다.
퍼펙트와 노히트는 실패했지만, 완봉승 욕심은 있었다. 8회까지 4점 리드에, 투구수는 96개였다. 로젠버그는 “8회 끝나고 내려와서 코치님들은 내리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확실하지 않은 상태였다. 코치님한테 ‘내가 주자를 내보내면 내려가고 아웃을 잡으면 다음 타자를 상대하겠다’ 라고 했더니 코치님이 ‘그러면 두 명 출루하면 내려오자’ 이런 식으로 해서 한 번 더 기회를 받았다”라고 했다.
결국 욕심을 내다 완투완봉도 실패했다. 9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연속안타를 맞고 교체됐다. 로젠버그는 “9회에 신민재가 되게 끈질기게 승부에 임해줬고 오스틴도 굉장히 좋은 타격을 했다. 그래서 나도 내려가게 됐고 그래도 주승우가 잘 막아줘서 고맙다”라고 했다.
LG는 6~9번을 백업, 젊은 타자들로 구성했다. 그러나 로젠버그는 “경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지만, 좌우타자를 가리는 건 내 성격과 안 맞는다.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대타로 나가는 선수들 중에서도 잘 치는 타자들이 나와서 그것까지 생각하고 임했다”라고 했다.
로젠버그는 구단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14개)을 보유한 한현희(키움 히어로즈) 어깨를 나란히 했다. 리그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은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보유한 17개다. 로젠버그는 “기록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팀의 유일한 외국인투수다. 더 효율적으로 더 적은 투구수로 경기를 이길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게 내 역할이다. 삼진은 매력적이지만, 연연하면 적은 투구수로 타자를 상대하는 게 불가능하게 된다”라고 했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