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정말 감사드립니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박상하는 2023-2024시즌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프로 데뷔 후 가장 적은 14경기 출전에 그쳤다. 득점 역시 45점. 박상하가 2009-2010시즌 데뷔 후 20경기 출전 미만, 100득점 이하로 시즌을 마무리한 건 지난 시즌이 처음이었다. 시즌 종료 후에는 현대캐피탈과 재계약에도 실패했다.
그런 그가 새롭게 온 곳은 KB손해보험. 2023-2024시즌 중앙이 약점으로 뽑혔던 팀이다. 박상하는 이 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6경기에 나와 169점 공격 성공률 55.91% 세트당 블로킹 0.656개를 기록했다. 중앙에서의 존재감은 물론 베테랑으로서 후배들도 잘 이끌었다.
박상하의 쏠쏠한 활약 덕분에 KB손해보험도 지난 시즌 최하위 수모를 딛고, 정규리그 2위의 대반전 성적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대한항공의 벽에 막혀 챔피언결정전 무대는 오르지 못했다. 홈에서 열린 3차전 패배 후 박상하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난 8일 기자와 전화 통화를 가진 박상하는 "재밌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져 아쉬웠다. 천안에 가고 싶었는데"라며 "탈락한 후에는 정말 힘들더라. 플레이오프보다 높은 곳을 생각했는데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후회도 되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또 친정팀인 현대캐피탈이 우승을 해 부러우면서도 잘 되어 너무 좋았다. 내가 현대캐피탈에 있는 동안 많은 도움을 줬다. 헤어질 때도 다른 팀으로 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 특히 (문)성민이가 떠나기 전에 우승컵을 가지고 떠나 다행 아닌가"라고 웃었다.
박상하가 말한 것처럼, 친구 문성민은 화려한 은퇴식과 함께 코트를 떠난다. "성민이가 은퇴식 때 너무 많이 울길래 놀렸는데, 나도 플레이오프 끝나고 많이 울지 않았냐. 서로 놀렸다"라고 웃으며 "성민이가 은퇴한다는 걸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17살에 처음 만나서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박상하는 내년 시즌에도 코트를 누빌 전망이다.
박상하는 "올 시즌이 아쉬웠기 때문에 내년 시즌에는 마무리를 더 잘하고 싶다. 체력 보강도 더욱 신경 써야 한다"라며 "올 시즌에는 1라운드 때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 시즌에는 시작부터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올 시즌보다 호성적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후배들과 올 시즌의 아쉬움을 동기부여로 삼아 잘 준비해 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박상하의 말처럼 KB손해보험은 시즌 초반의 부진을 딛고 후반기에 펄펄 날았다. 특히 16연승 행진 중이던 현대캐피탈의 17연승 도전을 저지한 팀이다.
박상하는 "경민대에서 현대캐피탈 16연승을 저지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경기 이후에 선수들끼리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이 잘 뭉친 계기가 되었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진짜 KB손해보험 팬들의 응원에 끝나고 더 눈물이 났던 것 같다. KB손해보험 팬들이 뜨겁게 응원을 해주셨기에 챔피언이 되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컸다. 선수들도 정이 많이 들었다"라며 "올 시즌 어려움도 많았고, 힘든 부분도 많았지만 끝까지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다음 시즌에는 높은 곳에서 응원하실 수 있도록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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