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엔튜닝] 기타 줄을 교체하며

[도도서가 = 북에디터 정선영] “쉰 살쯤 됐으면 기타 줄도 갈아보고 해야죠.”

바쁜 한 주였다. 레슨 가기 전, 며칠 만에 튜닝을 하려다 줄을 끊어 먹었다. 순식간이었다. 내려간 기온으로 기타 줄도 예민해졌음을 생각하지 않은 탓이다. 급한 마음에 휙휙 감아대다 툭하고 줄이 끊어져버렸다. 안경을 쓰지 않았다면 눈이 다칠 뻔했다.

기타를 처음 살 때 딸려온 여벌 줄을 챙겨 연습실로 향했다. 자초지종을 들은 기타 선생님은 기타 줄을 갈아보자고 했다.

여기서 혹시나 혼란을 느낄 독자를 위해 확인하고 넘어가자면 나는 칼럼명 ‘마흔엔튜닝’에 해당하지, 오십 줄이 아니다. 하지만 기타 줄은 갈지 않을 도리가 없으니 선생님과 함께 해보기로 했다.

먼저 끊어진 줄부터 빼내기.

기타 바디 줄을 고정시켜주는 스트링 핀을 뽑는다. 선생님 시범을 본 뒤 스트링 핀에 헝겊을 덮고 니퍼 같은 도구로 살살 잡아 뽑는데 ‘뽁’ 하는 소리가 날 땐 묘한 쾌감이 있었다.

나머지 줄도 헤드 쪽 줄감개를 풀어 줄을 느슨하게 한 뒤 스트링 핀을 뽑아 모두 빼냈다. 고작 줄 여섯 개 뺐을 뿐인데, 기타가 휑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 다시 기타 줄을 스트링 핀에 고정시킨 후 헤드 쪽 페그 구멍에 바늘귀에 실을 넣듯 꿴 다음 줄감개로 감아준다. 이러기를 여섯 번.

불안한 내 손은 페그 구멍에 줄 꿰기부터 감는 방향까지 번번이 다시 묻고 헤맸다. 줄을 하나씩 다시 감을 때마다 튜닝을 하고, 여섯 줄을 다 감은 후 또 튜닝을 한다.

시계를 보니 이렇게 기타 줄을 가는 데 한 시간가량 소요됐다. 차분하게 하나하나 선생님 도움을 받아 했는데도 그렇다. 마음만 앞서 우왕좌왕했다면 오히려 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다. 애초에 줄을 끊어 먹은 것도 급하게 튜닝을 하다 벌어진 일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도 이렇게 기타 줄을 교체할 때의 차분함, 정성 바로 그 자세다. 실수할지라도 다음번엔 시행착오 없이 해내겠다는 자세. 역시나 기타 배우기를 잘했다. 이렇게 또 하나 배운다.

벌써 연말이다. 올초 1인출판사를 창업하고 생각만큼 나지 않는 성과에 조급해하고 있는 요즘이다. 그렇다. 조급해할 거 하나 없다. 그래봤자 기타 줄이나 끊어 먹겠지.

줄을 다 갈고 나니 아마추어인 내 귀에도 좋은 소리가 났다.

| 정선영 북에디터. 마흔이 넘은 어느 날 취미로 기타를 시작했다. 환갑에 버스킹을 하는 게 목표다. 인스타그램 dodoseoga

이지혜 기자 ima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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