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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디셈버' 박건형 "장진 감독, 인정사정 볼것 없다" (인터뷰)

시간2014-02-14 10:59:26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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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장진 감독, 인정사정 볼것 없다"

배우 박건형(36)은 뮤지컬 '디셈버:끝나지 않은 노래'(연출 장진, 이하 '디셈버')를 통해 장진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추게 됐다. 출연을 결심한 첫번째 이유가 장진 감독과의 작업이 궁금했기 때문인 만큼 장진 감독과의 만남은 박건형을 다시 가슴 뛰게 했다.

박건형은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장진 감독은 말 그대로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욕을 하는 것은 아닌데 직설적으로 정확하게 말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장진 감독은 지난해 12월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배우들에게 독하게 말한다고 고백했다. 함께 출연한 박건형, 김슬기 역시 이를 인정했다.

이와 관련, 박건형은 "나는 보면서 솔직히 악의를 갖고 하는 얘기도 아니고 연출로서 할 수 있는 얘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그 순간이 나는 정말 좋은 시간이라 생각했다. 대학 다닐 때 선배와 진짜 피 튀기게 연습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박건형은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간 듯, 풋풋하고 열정 넘쳤던 당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배우들이 고민했고 뜨거웠다. 그는 "아름다운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장진 감독은 배우들에게 '왜 고민을 안해?'라고 했다. 연출이 그런 얘기를 하는건 당연한 거다. 다만 난 이제 선배니까 연출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잘 알고 후배들에게 어떻게 해야하는지 말해줘야 한다. 후배들이 모여서 마음 불편하게 집에도 못 가고 있는데 나는 내 것 끝났으니 그냥 가서는 안 된다. '뭐라고 얘기해줘야 할까' 고민한 뒤 '연출님이 그렇게 얘기한게 잘 못해서 그런게 아니라 잘 하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잘 하면 되는거다. 일어나 연습해보자'고 했다. 다시 일어나서 후배들이 하는 것을 봤고 이후 다들 녹초가 되면 배가 고프니 맥주도 한 잔 하면서 같이 고민했다."

그렇다고 박건형이 연기적으로 후배들에게 다가선 것은 아니다. 같은 배우끼리 서로의 연기에 대해 말하는 것은 실례라는 생각 때문이다. 자칫 상대방이 기분 나빠 할 수도 있는 것이고 '너나 잘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에 박건형은 좀 더 조심스러웠고 개인적인 느낌보다 모두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함께 지욱 역을 맡은 김준수에게 조언보다 칭찬을 많이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일단 준수는 많이 부담스러워 했다. 연기가 들어간, 대사가 들어가는 작품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고 입을 열었다.

"내가 그 아이에게 노래를 가르치겠나, 연기를 가르치겠나. 내가 동료로서 해줄 수 있는 건 '네가 잘 하는 것이 분명히 있다. 그러니 넌 잘 할 수 있다. 내가 안다. 분명히 멋지게 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주는 것이 유일했다. 톤 같은 것들은 조금씩 얘기해주기도 했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다. 김준수는 내가 얘기한 것 이상으로 해냈다. 특유의 대담함이 있고 워낙 큰 무대에 많이 섰던 친구라 배짱이 있더라."

이어 박건형은 20대부터 40대까지 소화해야 하는 '디셈버' 속 지욱, 박건형 본인의 지욱에 대해 설명했다. 30대인 박건형은 20대도 아니고 40대도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연기하느냐 더 많이 고민했다.

박건형은 "20대는 지나갔고 40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20대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나의 20대는 되게 어른스러웠던 것 같았는데 그러지 않았을 수도 있고"라며 "여기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20대의 지욱은 누군가를 처음 좋아하게 돼서 중요한 감정을 느꼈을 때의 감정이 중요하고 40대의 지욱은 아직 더 왕성하고 그런 나이니까 지금의 나처럼 표현해도 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사실 20대 연기에 부담은 있었다. 사방에서 동료들이 보고 있는데 '귀여워 보이려고 저러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혼자 들었다. 키득키득 거리며 날 비웃는 건 아닐까 괜히 그런 생각?(웃음)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내면적인 것들을 더 잘 끄집어내야 한다. 나 역시 고등학생 때 나도 모르게 한 여자를 쫓아간 적이 있다. 그 때의 감정을 끌어 와야 한다. '디셈버'는 시간이 지나온 것에 대해 생각하는 작품이다. 생각도 빠르고 머무르는 시선도 빨랐던 20대와 살짝 느릿하지만 지그시 바라볼 수 있는 40대.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생각들을 말하는 작품이다."

한편 뮤지컬 '디셈버'는 1990년대 대학가를 배경으로 국내 최초로 고 김광석의 미발표곡으로 구성된 뮤지컬이다. '디셈버'는 부산과 대구 지방 공연 무대에 오른다. 부산 공연은 오는 16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소향씨어터 롯데카드홀에서 공연되며 대구 공연은 오는 21일부터 3월 2일까지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배우 박건형. 사진 = 나무엑터스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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