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권·이순철·이종범…타이거즈 특급, 한 남자도 못한 ‘빅 드림’ 예약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일권, 이순철, 이종범, 그리고 박찬호.

‘타이거즈 특급’ 박찬호의 3년만의 도루왕이 확정적이다. 29일 광주 롯데전서 2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안타를 날린 뒤 곧바로 2루를 훔쳤다. 7회에는 1사 후 번트안타로 출루한 뒤 역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시즌 39~40호 도루다. 2위 김혜성(키움, 34도루)과의 격차를 6개 차로 벌렸다. KIA는 7경기, 키움은 단 3경기 남았다. 현실적으로 김혜성의 뒤집기는 어렵다. 박찬호는 도루성공률도 83.3%다. 김혜성의 85%와 큰 차이가 없다. 2019년 86.7%보다 살짝 떨어졌을 뿐이다.

더 의미 있는 건 도루왕 2회 이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기 일보직전이라는 점이다. 타이거즈 역사상 도루왕을 두 차례 이상 수상한 선수는 김일권, 이순철, 이종범 등 3명이다. 박찬호가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일보직전이다.

▲역대 타이거즈 도루왕

김일권(1982년 53도루, 1983년 48도루, 1984년 41도루), 서정환(1986년 43도루), 이순철(1988년 58도루, 1991년 56도루, 1992년 44도루), 이종범(1994년 84도루, 1996년 57도루, 1997년 64도루, 2003년 50도루), 김종국(2002년 50도루), 이용규(2012년 44도루), 박찬호(2019년 39도루, 2022년 40도루-현재진행형)

KIA는 전통적으로 도루왕 배출이 잦았다. 수상경력은 이종범은 4회, 김일권과 이순철은 3회. 김일권은 1989년과 1990년에도 62도루, 48도루로 도루왕에 올랐으나 타이거즈가 아닌 태평양에서 일궈냈다. 반면 김종국 감독과 서정환, 이용규는 도루왕 한 차례에만 만족했다.

즉, 박찬호가 도루만큼은 타이거즈 역사의 한 페이지에 들어가려고 한다. 심지어 김종국 감독도 도루왕 타이틀은 한 차례에 만족했다. 또한, 타이거즈 역대 도루왕들은 최소 40도루 이상 해냈다. 3년 전 40도루에 1개 모자랐다. 이젠 선배 대도들에게 한 발 다가섰다.

KIA 타선은 시즌 막판 전반적으로 시원한 장타가 덜 나온다. 그렇다면 전략적인 스몰볼이 필요하다. 박찬호의 발은 상당히 유용한 무기다. 29일 롯데전을 잡은 결정적 원동력이 박찬호의 7회 번트안타와 도루였다.

박찬호는 아직 27세다. 훗날 김일권, 이순철, 이종범처럼 3~4회 내외로 타이틀을 가져갈 가능성도 있다. FA 자격을 얻고도 KIA를 떠나지 않으면 타이거즈 도루 역사 도전도 가능하다. 아직 놀라기는 이르다.

[박찬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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