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치는 꿈 꿨다"…'5연타석 아치' 22세 거포, 日 야구 새역사 썼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의 뒤를 이을 일본 야구 대표팀의 '4번 타자'가 나타났다. 22세의 나이에 5연타석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일본프로야구의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야쿠르트 스왈로스 무라카미 무네타카는 2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도쿄 신주쿠의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2022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 홈 맞대결에 3루수,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2홈런) 3타점 3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무라카미는 1-0으로 앞선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주니치 선발 야나기 유야의 4구째 109km 커브를 힘껏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야마다 테츠토에 이은 백투백 홈런이자 시즌 38호 홈런.

무라카미의 물오른 타격감은 이어졌다. 무라카미는 3회말 1사 1루에서 다시 한번 야나기의 6구째 130km 바깥쪽 체인지업을 공략해 이번에는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때려냈다. 무라카미는 6회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뽑아내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고, 나카무라 유헤이의 적시타에 홈을 밟는 등 팀의 5-0 완승을 견인했다.

이날 무라카미는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며 일본프로야구 신기록을 작성했다. 바로 5연타석 홈런. 무라카미는 지난달 31일 한신 타이거즈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터뜨렸고, 이날 1~2번째 타석에서 아치를 그리며 일본프로야구 역사에 획을 그었다.

일본 '데일리 스포츠'에 따르면 무라카미는 첫 타석에부터 홈런을 의식하고 타석에 들어섰다. 홈런을 칠 경우 일본프로야구 타이 기록이었기 때문. 무라카미는 "4연타석 홈런은 의식을 하고 있었다. 홈런을 치는 꿈을 꿨기 때문에 혹시 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연타석 홈런 기록이 혹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고, 평소처럼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다섯 번째 타석에서는 큰 욕심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최고의 결과로 이어졌고 신기록을 쓰게 됐다. 무라카미는 "5연타석 홈런을 쳤으면 좋겠다는 기분이었다"며 "조금 자세가 무너졌지만, 왼손의 감각이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오른손의 팔로스루도 좋았기 때문에 넘어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활짝 웃었다.

무라카미는 지난 201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야쿠르트의 지명을 받았다. 데뷔 첫 시즌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2019년 36홈런을 치며 재능에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39홈런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고,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올 시즌 활약은 더욱 뛰어나다. 무라카미는 95경기에서 106안타 39홈런 98타점 71득점 타율 0.321 OPS 1.174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중이다. 무라카미는 현재 센트럴리그 타율 2위, 홈런 1위, 타점 1위 등 각종 지표를 휩쓸고 있다. 극심한 '투고타저' 현상도 무라카미에게는 의미가 없을 정도다.

무라카미는 오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승선은 물론, 4번 타자를 맡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일본과 B조에 속한 한국 입장에서 무라카미는 경계대상 1호가 분명해 보인다.

[일본 야구 대표팀 시절의 무라카미 무네타카.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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