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 5기' 대한항공, 만년 2인자에서 정상에 오르기까지

[마이데일리 = 인천 이후광 기자] 대한항공이 천신만고 끝에 V리그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올랐다.

대한항공 점보스는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를 제압했다. 대한항공은 시리즈 3승 1패로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대한항공은 V리그 남자부 봄 배구의 단골손님이다.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등 전통의 명가에 비해 선수진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2005년 리그 출범 후 10차례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그러나 우승과는 인연이 멀었다. 2005-2006시즌부터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번번이 챔피언결정전 도달에 실패했고, 신영철 감독 체제였던 2010-2011시즌에는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맛봤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에 무릎을 꿇었다. 이후 신 감독은 팀을 2011-2012, 2012-2013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놨지만 모두 삼성화재의 벽에 막혔다.

대한항공은 박기원 감독 부임 첫 해였던 지난 시즌 6년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일궈내며 다시 챔피언결정전 정상을 노렸다. 현대캐피탈을 만나 시리즈 2승 1패 우위를 점하며 통합우승을 눈앞에 뒀던 상황. 그러나 우승을 향한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내리 2연패를 당해 눈물을 흘렸다.

통합우승을 슬로건으로 내 건 이번 시즌도 시작은 불안했다. 초반 한선수, 김학민 등 주축 선수들이 부진을 겪었고, 결국 전반기를 13승 11패(승점 35) 4위로 마감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후반기 저력을 발휘했다. 5라운드 전승에 이어 6라운드서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등 선두권 팀을 내리 꺾으며 봄 배구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이어진 플레이오프에서도 반전은 계속됐다. 2위 삼성화재에 1패를 먼저 당했지만 2연승을 거두며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섰고, 선두 현대캐피탈을 만나서도 1패 뒤 3연승을 챙기며 꿈에 그리던 봄 배구 최강자에 올랐다. 왕좌 앞에서 4번 쓰러진 대한항공은 그렇게 5번째 도전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대한항공이 30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4차전, 대한항공 점보스와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스의 경기 2세트를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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