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위즈덤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완전히 큰 차이.”
KIA 타이거즈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은 한방 잡이다. 미국에선 공갈포라고 불렸지만, 구단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테크닉을 가진 타자라는 평가다. 최형우는 위즈덤이 왜 미국에서 볼삼비가 안 좋았는지 의문을 드러낼 정도였다.
실제 위즈덤은 아주 뛰어난 활약을 펼치지는 못해도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5월11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허리 부상으로 3주 정도 빠졌다. 돌아온 뒤 타격감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7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까지 6경기 중 4경기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과 6일 한화전서는 홈런포도 가동했다.
올 시즌 성적은 41경기서 145타수 38안타 타율 0.262 11홈런 31타점 29득점 OPS 0.929 득점권타율 0.261. 삼진 43차례에 볼넷 26개면 최악의 볼삼비가 아니다. 출루율 0.377로 준수하다. 6~7일 광주 한화전서도 연이틀 두 차례 출루했다. 득점권에서의 생산력을 조금만 더 높이면 KIA로선 더 바랄 게 없다. 김도영의 부상 공백으로 3루수로 나가는 시간이 길지만, 수비도 안정적으로 해낸다.
메이저리그 88홈런 출신의 거포는, KBO리그에서 타격으로 한 획을 그은 이범호 감독의 조언도 허투루 취급하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은 6일 경기를 앞두고 “이제 감각은 다 살아났다. 투수들이 어떻게 승부하는지 어제 얘기를 나눴다. 처음엔 이런 패턴이었는데 요즘은 어떤 패턴인지를 빨리 체크해야 한다”라고 했다.
시즌 개막 2개월이 훌쩍 넘어섰다. 9개 구단에서 분석할 수 있는 유의미한 표본이 쌓였다. 이범호 감독은 “다른 팀들이 다 분석을 했을 것이다. 공격적으로 쳐야 할 때는 치고, 참아야 할 때는 참아야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위즈덤도 짧게 쳐야 할 때는 짧게 치고, 홈런이 필요할 땐 홈런도 쳐준다. 위즈덤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완전히 큰 차이다. 3루 수비도 완벽하게 해준다”라고 했다.
결국 정확한 컨택에 집중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장타가 나온다고 해석했다. 분명히 약한 코스, 구종이 있지만, 자신이 공략해야 할 공들은 결국 공략해낸다. 이범호 감독은 “짧고 정확하게 치다 보면 라인드라이브 홈런이 나온다. 본인이 까다롭다 싶은 투수에겐 방망이를 짧게 잡고 정확하게 친다. 어제 경기(6일)에는 굉장히 몸쪽으로 잘 들어온 공이 있었다. 그 정도면 체크하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KIA가 위즈덤에게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홈런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홈런만 노리면 스윙이 당연히 망가진다. 외국인타자 신분이라고 해도 홈런을 의식하다 쫓기는 건 본인에게도 팀에도 손해다. 아직 성적이 확 튀어오르지 않지만, 좀 더 시간이 흐르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충분한 선수다. 김도영과 나성범, 김선빈이 다 돌아오는 후반기에 제대로 시너지를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