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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볼 판정 좀 잘 해주시길.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또 석연치 않은 오심에 어려움을 겪었다.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 중견수로 변함없이 선발 출전했다.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 0.319.
이 경기를 관장한 주심은 필 쿠지였다. 이정후와는 악연이 있었다. 이정후는 4월1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서 쿠지 주심에게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이정후가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상대 투수와 상대하다 헬멧을 툭툭 쳤는데, 쿠지 주심은 이것을 판정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올해 자신의 머리 사이즈에 맞지 않는 헬멧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헬멧이 커서 자신도 모르게 고정시키며 타격을 준비하는, 일종의 루틴이다. 물론 이정후도 오해를 사지 않으면 될 일이지만, 쿠지 주심도 굳이 경기도중에 예민하게 반응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그런 두 사람이 1일 경기서 다시 만났다. 이날 쿠지 주심은 더 이상 이정후가 헬멧을 툭툭 치는 모습에 대해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이날 쿠지 주심은 판정을 수 차례 이상하게 내렸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타자 몇몇에게 지속적으로 오심을 범했다.
이정후는 0-0이던 1회초 1사 1루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마이클 킹의 초구 78.8마일 스위퍼가 바깥쪽으로 높게 들어갔다. MLB.com 게임데이를 보면 스트라이크 존에서 한참 벗어났다. 그러나 쿠지 주심은 이 공을 스트라이크로 선언했다. 이정후는 억울하게 1S서 타격에 나섰고, 2구에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여기까진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스위퍼처럼 홈플레이트에서 횡으로 움직임이 심한 구종은 순간적으로 육안으로 구분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0-4로 뒤진 6회초 2사 1,2루서 또 오심이 나왔다. 볼카운트 3B서 킹의 4구 91.2마일 투심이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으로 확연하게 빠졌다. 그런데 쿠지 주심은 이 공을 어처구니없이 스트라이크로 선언했다. 정상적이라면 스트레이트 볼넷. 이정후는 5구 가운데로 들어오는 91.7마일 투심을 공략해 유격수 방면 1타점 내야안타로 연결, 대반전을 일궈냈다.
3회와 8회 타석은 큰 이상은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정후에게 두 차례나 이상한 판정이 나온 건, 쿠지 주심의 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는 내년부터 ABS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단, 현재 시행 중인 판정 챌린지에 ABS를 추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 경우 볼 판정 논란이 완전히 사라지기 힘들다.
KBO리그 ABS도 여전히 말이 많다. 구장마다 조금씩 위치가 다르니, 포수가 땅바닥에 미트를 대고 커브를 받았는데 스트라이크가 됐느니 등등. 그러나 적어도 일관성은 있다. 모든 선수에게 같은 조건이다. 리즈너블하다. 볼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해 심판진과 현장의 신뢰가 크게 훼손됐던 과거와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ABS 전면 도입은 KBO가 근래 가장 잘 한 정책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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