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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2022년 아메리칸리그 최다 홈런의 새역사를 쓰고, 지난해에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다시 한번 괴물같은 시즌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 이날 저지는 메이저리그 최초의 역사를 작성했다.
저지는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원정 맞대결에 우익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62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금지약물 복용 이력이 없는 '청정타자' 중에선 역대 최다 홈런을 기록했던 저지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9년 3억 6000만 달러(약 5265억원)의 계약을 통해 양키스에 잔류했다. 그리고 계약 첫 시즌의 경우 부상으로 인해 꽤 긴 공백기를 가졌으나, 지난해 158경기에서 180안타 58홈런 133타점 122득점 타율 0.322 OPS 1.159라는 괴물같은 시즌을 보내며 아메리칸리그 MVP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올해 저지가 다시 한번 역대급 시즌을 향해 달려가는 모양새다. 저지는 지난달 30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맞대결에서 무려 3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더니, 이튿날 4호 홈런을 터뜨리며 개막시리즈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그런데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저지는 전날(4일) 시즌 6호 홈런을 때려내며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했고, 이날 마침내 메이저리그 전체 1위로 올라섰다.
현재 양키스 선수단은 물론 메이저리그에는 '어뢰배트'가 유행하고 있다. 어뢰배트는 방망이의 '스윗스팟' 부분이 일반적인 배트보다 훨씬 두꺼운 모양으로 마치 어뢰를 연상캐 해 어뢰배트라고 불린다. 무게 중심을 당기면서 더 많은 장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어뢰배트의 장점. 이 방망이로 양키스는 개막 6경기 22홈런이라는 메이저리그 최초의 역사를 만들어냈는데, 저지는 어뢰배트 사용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벌써 6개의 홈런을 터뜨렸다는 점이 경악스러울 정도다.
저지는 이날 첫 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하며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2-0으로 앞선 2회초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는 피츠버그 선발 미치 켈러를 상대로 삼진,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세 번째 타석에서도 삼진으로 물러난데 이어 5회초 네 번째 타석에서도 저지는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고 침묵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저지의 방망이가 침묵하는 일은 없었다.
저지는 양키스가 8-1로 크게 앞선 7회초 1사 1루에서 피츠버그의 바뀐 투수 팀 메이자의 초구 93.7마일(약 150.7km)의 싱커가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형성되자,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저지는 마치 속구 계열의 공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방망이를 휘둘렀고, 무려 106.7마일(약 171.7km)의 속도로 뻗어나간 타구는 403피트(약 122.8m)를 비행, 가운데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시즌 6호 홈런.
저지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추가 안타를 생산하진 못했으나, 이미 양키스 쪽으로 경기가 크게 기운 뒤였고, 양키스는 피츠버그를 9-4로 격파하며 5승(2패)째를 손에 넣었다.
저지는 전날(4일) 시즌 5호 홈런을 터뜨리며 1000경기 미만(999경기 출장)의 경기에서 통산 320호 홈런을 터뜨린 유일한 선수가 됐다. 그리고 저지는 개인 통산 500호 장타를 마크하면서 조 디마지오(853경기), 루 게릭(869경기)에 이어 양키스 사상 세 번째 속도인 999경기 만에 500장타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런데 이날 저지는 6호 홈런으로 다시 한번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MLB.com'의 사라 랭스에 따르면 저지는 개막 이후 7경기에서 6홈런 17타점 타율 0.379 OPS 1.558을 기록하게 됐는데, 개막 후 7경기 17타점은 지난 2005년 팻 배럴(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13년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이어 역대 최다 타점 공동 1위에 해당됐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저지는 7경기 6홈런 17타점으로 이는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연결됐다.
특히 저지는 이날 1000경기째에 통산 321호 홈런을 터뜨리면서, '전설' 베이브 루스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양키스로 이적한 후 1000경기째 되는 날 기록한 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애런 분 감독은 "명예의전당 입성은 틀림이 없다"고 극찬했는데, 저지는 "나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고, 할 일이 많다. 그 이야긴 몇년 뒤에 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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