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투수도 잘생긴 외인도 자발적 ‘엑스트라 피칭’…KIA 원투펀치 ‘철저한 준비’[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현종이가 좀 더 불펜에서 피칭하고 싶다고 해서…”

KIA 양현종은 현 시점에서 투구수 빌드업이 잘 되고 있는 건 아니다. WBC 대표팀에 다녀오느라 기존의 시즌 준비루틴이 헝클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예년보다 빠르게 몸도 만들고 공도 잡았지만, 정작 투손에서 날씨가 좋지 않아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종국 감독도 최근 “현종이나 (이)의리가 아무래도 페이스가 조금 늦다”라고 했다. 그래서 19일 광주 두산전에 동반 등판, 45구와 56구를 각각 소화했다. 그런데 양현종은 45구로도 부족하다고 여겼는지 강판 후 자발적으로 불펜에서 공을 더 던졌다.

김 감독은 20일 광주 LG전을 앞두고 “현종이나 의리는 개막 직후 곧바로 100개 넘는 투구를 하긴 어려울 것이다. 개막전이나 그 다음 경기까지는 최대 90~100개 정도에서 끊어줘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양현종은 이미 17일에 불펜피칭을 한 차례 했고, 19일 실전 이후 또 다시 2이닝 정도 더 소화한다는 느낌으로 피칭을 실시했다.

양현종의 철저한 컨디션 관리능력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김종국 감독은 최대한 배려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팀의 핵심투수로서 자신이 등판하는 날엔 불펜투수들이 최대한 휴식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컨디션이 안 좋다면 몰라도, 19일 두산전서 투구내용은 상당히 좋았다. 때문에 공을 더 안 던질 이유가 없었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앤더슨도 이날 LG를 상대로 5.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3사사구 1실점한 뒤 추가로 불펜투구를 실시했다. 아도니스 메디나와 함께 정상적으로 컨디션을 올려왔고, 한 차례 선발 등판이 더 잡혀있다. 그럼에도 자발적으로 22개의 공을 더 던졌다. 정식으로 67구를 소화했으나 89구를 던진 셈이다.

통상적으로 선발투수는 시범경기서 90개 안팎까지 개수를 올리고, 개막 후 첫 등판서 100개 내외로 맞추는 루틴을 취한다. 앤더슨은 정상적으로 가고 있다고 봐야 하고, 양현종은 살짝 늦긴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현 시점에선 앤더슨이 4월1일 SSG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메디나는 시즌 준비과정이 순조롭지만 앤더슨보다 조금 더 얻어맞으며 정비할 시간도 필요한 상황. 양현종이 자발적으로 컨디션을 올리면서, 김종국 감독으로선 선택의 폭이 조금 더 넓어진 느낌이다.

김 감독은 “현종이나 의리가 투구수가 적어서 걱정했는데, 첫 등판서 좋았다. 다음 시범경기서는 투구수를 늘려 편하게 준비하게 하려고 한다. 아직 다음 등판 순번은 안 정했는데, 각자 루틴에 맞춰 준비시킬 것이다”라고 했다.

[양현종(위), 앤더슨(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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