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한화 외인… 첫 홈런인데 '혼자만 신났어' [곽경훈의 현장]

[마이데일리 = 대전 곽경훈 기자] '혼자서 하이파이브 하고 점프하고'

한화가 1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2023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KIA를 6-1로 꺾었다.

한화 선발 펠릭스 페냐가 4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KIA 타선을 침묵 시켯다. 다만 1회초 선두타자인 김도영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한화 외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는 1회말 포수 파울플라이, 3회말 내야 땅볼, 4회초 유격수 플라이로 아웃 되면서 침묵했다.

그러던 4-2로 팀이 앞선 6회말 2사 2루에서 기아 김기훈의 7구 141km를 받아쳐서 우측 담장을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듯 배트를 던지며 타구를 바라봤다.

한화 덕아웃에서도 침묵하던 오그레디의 첫 안타가 홈런으로 나오자 환호를 했다. 그라운드를 돌고 돌아온 오그레디는 한화 수베로 감독과 하이파이파이브를 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햇다.

하지만 동료들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오그레디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오그레디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혼자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을 연출했고, 마지막에는 점프까지 하면서 자신의 시범경기 첫 홈런을 자축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축하 세레가 쏟아지는 무관심 세리머니지만 이날 선수들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웃음을 끝까지 참으며 무관심 모드를 유지했다.

최재훈의 오그레디 뒷쪽으로 다가가 축하를 해주자 그때부터 한화 선수단의 격한 축하가 이어졌다. 오그레디도 활짝 웃으면서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첫 홈런의 기쁨을 나눴다.

▲혼자서 홈런 자축 세리머니를 펼치는 오그레디.

▲최재훈이 오그레디에게 첫 축하를 해주고 있다.

▲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하는 오그레디.

시범경기에서 짜릿한 홈런 맛을 본 오그레디는 "이전 타석에서 스윙이 뒤에서 맞는 느낌이라 박윤 코치와 조정에 들어갔고,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둔 것이 주효했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서 "KIA뿐만이 아니라 전 구단을 상대로 계속해서 홈런을 치고 싶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현재로서는 최고의 타자가 되는 것보다 팀에 도움이 되고 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타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고 전했다.

한편 한화는 14일 기아와의 시범경기에서 외인투수 버치 스미스를 선발로 예고했다.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첫 홈런을 때린 한화 오그레디가 동료들의 무관심 속에서 혼자 하아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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