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미옥' 김혜수, 액션 피했던 남모를 사연 "트라우마 있었다"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김혜수가 영화 '미옥'에서 타이틀롤 미옥 역할을 맡아 감성 액션 누아르물을 그렸다. 범죄 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언더 보스 나현정, 이에 벗어나 평범한 삶을 꿈꾸는 미옥 두 얼굴을 오가며 하드캐리 열연을 선보였다.

특히 데뷔 31년 이래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끈다. 고난도 일대다 액션을 비롯해 10kg에 달하는 장총을 들고 총격 신을 소화하는 등 힘 있는 액션을 소화했다.

"제가 다치면 촬영에 지장이 생기니까, 그동안 얼굴이 카메라에 안 잡히는 경우엔 대역을 썼어요. 간간이 본격 액션물 시나리오를 받기도 했는데 겁이 많아서 용기가 안 나더라고요. 이번에는 액션이 장르 카테고리 안에 들어와 있잖아요. 모든 걸 끝내고 싶어 하는 미옥에게 꼭 필요한 장면이었죠. 그래서 이안규 감독님께 솔직히 무섭다고 얘기해본 적이 있어요. 다행히 무술팀이 스마트하게 합을 짜주셨어요. 예상했던 것보다 큰 부상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베테랑 배우인 그가 유독 액션 연기를 겁먹었던 데에는 남모를 사연이 숨겨 있었다. 트라우마를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과거 제가 20대 시절, 미니시리즈 드라마를 찍을 때 만난 액션팀 중 한 분과 친해진 적이 있어요. 항상 보호해주는 느낌을 받고 정말 멋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분도 굉장히 어린 나이였어요. 20대의 유명한 스턴트맨이셨죠. 그런데 그분이 다른 작품을 찍다가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마음이 무척 안 좋았죠. 그 뒤로 액션 장면을 찍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다칠까봐 못 보겠더라고요. 알게 모르게 큰 충격으로 남았어요. 오지랖이라고 보실 수도 있는데 연기에 영향을 받을 정도였어요. 연기에 집중해서 해도 놓치는 게 많은데 말이에요. 그래서 액션 장르를 배제하게 됐어요."

김혜수는 "그렇다고 촬영할 때 누굴 일부러 다치게 하고 이런 경우는 없다. 그치만 배우들이 연기를 하다가 부상을 많이 입는다. 심할 경우 장애 판정을 받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합이 안 나와도 '그만하면 안 될까요'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누구든 부디 안 다쳤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그런 김혜수가 '미옥'으로 인해 트라우마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됐다. 그는 "작품이 좋다면 예전처럼 액션 연기를 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제 자신이 가장 소중해요. 그런 제게 마음을 주는 사람들, 이 세상 또한 소중하고요. 소중한 것을 온전히 지키려면 먼저 스스로를 소중하게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진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 강영호 작가,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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