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김신욱→조규성' 전북 장신 스트라이커 계보, 193cm 박재용 잇는다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전북 현대의 장신 국내 공격수 계보를 박재용(23)이 이어받았다.

전북은 20일 “FC안양 소속이던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공격수 박재용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박재용은 조규성이 쓰던 번호 10번을 이어받았다. 박재용은 “포스트 조규성이란 수식어가 부담스럽지만 독한 마음으로 증명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박재용은 193cm에 달하는 장신 공격수다. 수원 매탄중과 안양공고, 인천대에서 성장한 그는 2022년에 K리그2 FC안양으로 콜업돼 프로 데뷔했다. 데뷔 시즌에 21경기 출전해 2골을 넣었다. 올 시즌에는 18경기에서 6골을 기록했다.

올해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발탁됐다. 해당 나이대에서 천성훈(인천 유나이티드), 이호재(포하 스틸러스), 허율(광주FC) 등과의 경쟁 끝에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A대표팀에도 발탁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전북은 박재용처럼 신장이 큰 국내 선수를 잘 활용해왔다. 바로 직전 공격수는 조규성(185cm)이다. 조규성 역시 박재용처럼 K리그2 FC안양에서 K리그1 전북으로 이적한 케이스다. 2020년 초에 전북으로 팀을 옮긴 그는 ‘제2의 이동국’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조규성과 이동국은 한 시즌 동안 함께 뛰었다.

조규성은 군 복무(김천 상무) 시기를 제외하면 전북에서 2시즌 반을 보내며 K리그 43경기 출전해 13골을 기록했다. 높은 제공권을 활용한 헤더 슈팅, 폭넓은 활동량으로 전방 압박, 수비 뒷공간 침투 후 슈팅 등이 장점이었다. 조규성은 이달 초 덴마크 미트윌란으로 이적해 꿈에 그리던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김신욱(196cm)도 있었다. 김신욱은 2016시즌부터 2019년 중반까지 3시즌 반 동안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입었다. 전북 소속으로 리그 118경기 출전해 37골을 기록하고 2019년 여름, 옛 스승 최강희 감독의 부름을 받아 중국 슈퍼리그(CSL) 상하이 선화로 이적했다. 이후 싱가포르 라이언 시티를 거쳐 현재는 홍콩 킷치SC에서 뛰고 있다.

김신욱은 최근 ‘이거해줘 원희형’ 채널에 출연해 전북에서 골을 많은 넣은 비결을 들려줬다. 그는 “전북은 측면 선수들이 좋다. 이용, 김진수 같은 선수들의 좋은 크로스 덕에 골 찬스가 많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김신욱의 설명대로 전북은 장신 스트라이커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매시즌 국가대표급 측면 자원을 보강하는 팀이다. 현재는 문선민, 송민규, 이동준, 한교원이 측면 공격수로 있으며, 김진수, 정우재, 안현범, 최철순이 측면 수비수로 활약 중이다. 측면에서 휘젓고, 중앙에서 마무리하는 그림이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북의 국내 장신 공격수 시초는 이동국(187cm)이다. 2009년에 전북으로 이적한 그는 2020시즌에 은퇴할 때까지 무려 12시즌간 전북 원톱 자리를 지켰다. 은퇴 전 2시즌을 제외하고 그 전 10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레전드다. K리그 통산 228골을 넣었는데 전북에서만 164골을 기록했다.

앞서 언급한 조규성, 김신욱, 이동국 외에도 다양한 장신 공격수들이 전북 ‘닥공’의 마침표 역할을 맡았다. 정성훈(190cm), 에두(184cm), 구스타보(189cm) 등이 2010~2020년대에 스트라이커로 뛰었고, 2000년대에는에는 김도훈(183cm), 에드밀손(184cm), 손정탁(196cm), 제칼로(186cm) 등이 이 자리에서 활약했다.

[박재용, 조규성, 김신욱, 이동국, 에두. 사진 = 전북 현대·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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