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도 될까요?"…수영, 그렇게 좋아하는 전혜진과 '남남' 모녀 됐다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전혜진(46)과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수영(본명 최수영·33)이 모녀로 만났다.

17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선 지니TV 오리지널 '남남'(극본 민선애 연출 이민우) 제작발표회가 열려 주연 배우 전혜진, 수영, 안재욱(51), 박성훈(38) 등과 연출 이민우 감독 등이 참석했다.

정영롱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인 '남남'은 철부지 엄마와 쿨한 딸의 '남남' 같은 대환장 한집 살이와 그녀들의 썸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전혜진이 스물아홉 살 딸을 둔 미혼모 김은미, 수영이 은미의 딸이자 파출소 순찰팀장 김진희 역이다. 안재욱은 은미와 얽히고설키게 되는 이비인후과 전문의 박진홍, 박성훈은 파출소장 은재원으로 분한다.

전혜진, 수영의 코믹한 모녀 케미가 관전 포인트다. 이민우 감독도 "재미있는 드라마"라며 "편하게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로 나오길 바랐다"고 했다. 엄마 은미 역의 전혜진도 대본을 보고 "신선했다"고 말했다. "캐릭터나 인물들 간 관계, 스토리 구성 자체가 다른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딸 진희 역의 수영도 "그동안 모녀 이야기는 많이 봐왔지만 '남남'이 이야기하는 방식이 신선하다고 생각했다"며 "또한 전혜진 선배님이 하신다고 해서 하고 싶다고 손들었다"며 너스레 떨었다. 이민우 감독도 전헤진, 수영의 케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 사람을 캐스팅한 배경으로 "처음에 떠올렸던 이미지였다"며 "촬영하며 신의 한수였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전혜진은 딸 역할로 수영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그 소시의 최수영?' 이런 게 있었다"면서 "워낙 괜찮다는 주변의 소문은 들었지만 제 눈으로 본 게 아니라, 대본리딩 때 만났는데 '잘하는데' 싶었다. '너무 편안하게 잘한다. 다행이다' 싶었다"는 것. 그러면서 전혜진은 "우리가 그 전에 친했었나 싶을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진희 그 자체였다. 전체를 자연스럽게 해주는 힘이 있더라. 너무 만족하고 감사하다. 수영이를 만나게 된 것을"이라고 극찬했다.

수영은 전혜진의 말을 듣고 "울어도 될까요?"라고 너스레 떨었다. "저의 팬이라면 제가 전혜진 선배님의 오랜 팬이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팬심을 표현해왔다"는 수영은 "작품에서 만나도 상사나 언니, 동생으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상상은 했지만, 엄마로 만날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저희 작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가족드라마나 엄마와 딸 이야기가 늘 하고 싶었다. 막연하게 바랐던 것인데, '남남'이란 작품에, 전혜진 선배님까지 예쁜 선물처럼 세팅돼서 온 느낌이었다"며 "작품이 잘 나와서 결과가 잘 나오면 좋겠으나, 제 인생에서도 몇 번 만날 수 없는 행운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또한 수영은 "그렇게 좋아했으면, 선배님을 뵙고 긴장하고 떨 수도 있을텐데, 선배님을 만나고 '아, 어차피 딸과 엄마가 될 거니까 어려워하지 않고 편하게 다가가는 게 최고일 것 같다'는 생각에 술자리도 몇번 했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전혜진은 "선배라고 느끼지 않게 하더라. 요즘 애들은 이렇구나 했다"고 농담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전혜진은 "저는 그런 스타일을 좋아한다"며 "'왜 이렇게 편안하지', '왜 이렇게 좋지' 싶더라"고 수영과의 각별한 호흡을 회상했다.

자신이 맡은 김은미 캐릭터와 비교하며 전혜진은 "실제의 저는 부산스러운 걸 싫어한다"고 했다. 배우 이선균(48)과 2009년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둔 전혜진은 실제 엄마로서 자신의 모습과 김은미를 비교하며 "저는 남자 애들이라서 자유를 주기에는 모자른 부분이 있어서 지시형으로 가는 게 있다"고 농담했다.

그러면서도 전혜진은 "은미는 전혜진과는 다른 인물이지만 자식에 대한 모성애만큼은 저보다도 너무 강한 인물이다. 은미 때문에 여러 번 울컥했다. 그 부분은 배우고 싶더라"며 "은미에게 불우한 환경이 있었는데 그런 상태에서도 이 아이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했을지 보여지는 부분이 있다"고 귀띔했다.

베테랑 전혜진에게도 '남남'은 도전이었다. "은미는 어떤 수식어가 있는 게 아니라 은미 자체였다"는 전혜진은 "연기하면서 여러 번 '이게 말이 돼? 너무 오버 아니에요?' 물었지만 '아니'라고 하더라. '은미는 그래서 사랑스럽다'고 하더라"며 "무장해제가 된, 선이 없는 이런 인물은 저도 처음이었다. 하나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 어떤 규정이 지어진 캐릭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안재욱은 전혜진과 그동안 "사석에서도 만난 적 없었다"고 한다. 안재욱은 전혜진을 가리켜 "너무 좋아하는 배우다. 함께 작업하게 돼서 너무 좋았다"고 전했다. 또한 안재욱은 수영에 대해서도 "어릴 때부터 봐왔지만, 가진 끼를 잘 알기 때문에 현장에서 느껴지는 기대감이 그대로 반영이 됐다"면서 "그동안은 제가 주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했다면 이번에는 두 모녀를 받쳐주는 역할이라 생각했는데, 집에서 연습하고 가는 게 의미가 없더라. 두 사람이 예상치 못한 연기를 하니까 그대로 받아들여서 연기하니까 훨씬 더 자연스럽더라. 두 사람을 믿고 현장에서 촬영에 임했다"고 전했다.

파출소장으로 분하는 박성훈 역시 대본을 보고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고 날뛴다는 표현이 생각날 만큼 재미있게 읽었다"며 "두 모녀와 주변 사람들의 따뜻하고 경쾌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민우 감독은 박성훈에 대해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캐릭터를 재미있게 끌어낼 수 있는 연기파 배우"라고 극찬했다.

수영은 끝으로 "드라마를 보시면 '어? 못 봤던 건데?' 하실 것이다"며 "저희 둘이 모녀라는 것 자체에 이질감을 느낄 수 있지만, 그런 이질감조차 저희가 이야기하는 지점이 있기 때문에 잘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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