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표현할 수 없네요…” 이종범 참담한 심경토로, 한국야구 또 ‘굴욕사’[WBC]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말로 표현할 수 없네요…”

한국이 WBC B조 개막전서 충격의 재역전패를 당했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의 B조 개막전서 7-8로 졌다. 양의지의 좌월 스리런포, 박병호의 좌측 담장을 맞히는 1타점 2루타가 나왔고, 8회에는 호주 마운드의 제구 난조로 3점을 뽑아내긴 했다. 그러나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이종범 LG 코치는 MBC 해설위원 자격으로 이번 대회를 현장에서 생중계한다. 이종범 위원은 경기 전 “큰 대회는 베테랑이 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양의지가 역전 좌월 스리런포를 치고, 박병호의 1타점 2루타가 나오자 “역시 베테랑들이다”라고 했다.

그러자 정민철 해설위원이 웃으며 “이종범 위원이 경기 전에 ‘의지야, 나는 너만 의지할게’라고 했잖아요”라고 했다. 이종범 위원도 짐짓 웃었다. 박병호의 1타점 2루타 이전에 아들 이정후(키움)의 좋은 타격이 나오자 “이정후는 3번 타자지만 출루에 신경을 써줘야 한다”라고 했다.

이 위원은 이정후의 첫 타석을 두고 “이정후 답지 않은 배팅이었다. 먹힌 타구였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정후가 박병호의 큰 타구에 홈을 밟자 “잘 했어요, OK”라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이 위원은 최대한 리액션을 자제했으나 결정적 순간에는 어쩔 수 없이 감정을 조금씩 분출했다.

결국 한국은 김원중과 양의지가 홈런을 맞은 게 치명적이었다. 특히 양현종의 3점짜리 피홈런으로 4-8이 되자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라고 했다. 참담한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었다. 그러면서 “호주가 전력이 탄탄하다. 타자들이 일본 투수들의 공도 잘 맞혔다. 우리나라 투수들에게도 타이밍을 잘 맞춘다”라고 했다. 날카로운 시선까지 곁들였다.

한국은 호주와의 첫 경기서 패배하면서 10일 일본을 무조건 이겨야 2라운드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전력상 한수 위의 일본을 잡지 못하면 2013년, 2017년 대회에 이어 3연속 1라운드 탈락을 맛본다.

[이종범 위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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