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이 왔다" 이승엽의 미소…기대했지만, 장담할 수 없었던 양의지 영입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생각지도 못한 보물이 왔다"

이승엽 감독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창단 4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함박미소를 지었다. 바로 '취임선물' 양의지 때문이었다.

두산은 지난해 60승 2무 82패 승률 0.423을 기록하며 창단 첫 9위의 충격적인 성적표를 맞닥뜨렸다.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아오던 두산 왕조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부상과 부진 등 여러 변수로 인해 오프시즌에 구상했던 톱니바퀴가 제대로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던 탓이다.

두산은 시즌이 종료된 후 8년간 동행했던 김태형 감독과 이별을 택하고,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그리고 '국민타자'로 불렸던 KBO리그 레전드 출신의 이승엽 감독에게 지휘봉을 안겼다. 또한 두산은 'FA 최대어' 양의지와 4+2년 총액 152억원의 계약을 맺으며, 이승엽 감독에게 취임 선물까지 안겼다.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양의지의 입단식, 이승엽 감독의 입가에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당시 양의지는 "군 전역 이후 미야자키 캠프를 갔었다. 그때 이승엽 감독님께서 야간 훈련을 하러 오시더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타자가 '운동이 부족하다'고 야간 훈련에 오신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양의지는 "나도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것을 느꼈다. 멀리서 지켜봤지만, 겸손하시고 후배를 잘 챙겼던 분이다. 때문에 많은 존경을 받는 것 같다"며 "상대 편으로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섰을 때는 감히 말을 걸지도 못했다"고 자신이 느낀 이승엽 감독의 이미지를 밝혔다.

이승엽 감독은 16일 '양의지가 타석에선 감독님에게 말도 걸지 못했다'는 말에 "교집합이 많지 않아, 말을 많이 하지 못했다. 그저 선후배 관계였다"고 미소를 지으며 "하지만 양의지는 포수로 앉아있을 때 굉장히 까다롭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나도 상대 팀의 성향을 공부하고 경기를 준비하지만, 양의지가 있는 두산은 예상을 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현재 KBO리그를 대표하는 '넘버원' 포수인 양의지에게 많은 기대를 품고 있는 사령탑이다. 그는 "양의지는 굉장히 영리하다. 상대 팀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하는 선수다. 현역 시절에는 표정의 변화도 없는데 '이 선수가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지금은 5년의 시가니 흘렀고, 많은 경험이 붙어서 여우같이, 곰같이 상대를 요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11일 입단식을 통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 양의지와 마주한 이승엽 감독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를 않았다. 그는 '표정이 밝더라'는 말에 "기분이 좋았나 보다. 정말 거물이지 않나. 사실 우리 팀에 올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다른 팀들도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50 대 50도 아닌, 7 대 3으로 밀린다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하지도 못한 보물이 와줘서 표정에 진심이 묻어났던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일단 이승엽 감독은 양의지의 영입으로 주전 포수에 대한 고민을 덜었다. 다만 이제는 제2~3의 포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승엽 감독은 장승현, 안승한, 박유현, 윤준호까지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시켜 이들의 모습을 지켜본 후 백업 포수를 결정할 방침이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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