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최고의 선물” KT 이강철 감독, FA보단 육성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잡아주시면 고맙다”라며 농담을 던졌지만, 이강철 감독은 FA보단 육성에 초점을 맞춘 듯한 모습이었다.

이강철 KT 위즈 신임 감독은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KT의 3대 감독으로 임명된 소감, 향후 포부 등을 전했다.

KT는 1군 진입 후 4시즌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이강철 감독은 “목표는 가을야구”라고 출사표를 밝혔다. “선수들이 빨리 성장하기 위해선 포스트시즌 경험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성취감이 생기고, 자신감이 쌓일 수 있다”라는 게 이강철 감독의 견해였다.

이강철 감독에 따르면, KT는 빠른 시일 내에 외국인투수 1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2018시즌에 맹활약한 멜 로하스 주니어와는 재계약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FA 영입 여부도 관심사로 꼽힌다. KT 내부에서 박경수와 금민철이 FA 자격을 취득한 가운데, 이번 오프시즌에는 대어들도 대거 시장에 나온다. 양의지(두산), 최정(SK), 이재원(SK) 등은 단번에 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원으로 꼽힌다.

신임 감독을 임명한 팀들 가운데에는 ‘FA 대어’라는 선물을 받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은 부임과 더불어 김현수가 가세한 바 있다. 김성근 감독 역시 한화 이글스 사령탑을 맡을 때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첫해에 대형 선수가 가세한 것은 아니지만 원하는 선수는 최대한 영입했고, 이듬해에는 정우람을 데려오기도 했다.

이강철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임명한 KT는 어떨까. 이에 대해 이숭용 단장은 “팀 내 FA 취득선수인 박경수, 금민철이 잔류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그 다음에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해서 방향을 잘 잡도록 하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강철 감독은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강철 감독은 “내부 FA를 잡는 게 우선이다. 팀에서 잘 잡아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이 팀을 택할 때 완성보단 도전을 통해 팀을 만들어가는 것을 꿈꿨다. 그게 나와 KT가 잘 맞는 것 같다. FA보단 팀의 강점을 최대한 찾아 육성하는 방면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FA를)잡아주시면 고맙다”라며 웃었다.

육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지만, 혹시나 기대하는 자원이 있었던 걸까. 이에 대해 이강철 감독은 “나에게 최고의 선물은 감독직이다. 최고의 선물을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은 바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우문현답인 셈이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FA라는 선물을 받은 감독들도 있었지만, 2018시즌에 한화를 이끈 한용덕 감독은 육성에 주안점을 뒀다. 실제 이렇다 할 FA 영입 없이 한화를 11년만의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이강철 감독이 그리는 청사진도 마찬가지였다. FA 투자보단 육성. 이강철 감독의 비전이었다.

[이강철 감독. 사진 = 수원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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