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타이거즈' 임창용, 20년만의 우승 감격

[마이데일리 = 잠실 고동현 기자] 강산이 두 번 바뀐다는 20년. 팀 이름도, 유니폼 디자인도 달라졌지만 우승 순간 그의 가슴에는 '타이거즈'가 쓰여 있었다.

KIA 타이거즈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IA는 1패 뒤 4연승,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하며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976년생인 임창용은 최영필, 이승엽, 이호준이 은퇴하며 KBO리그 최고령 선수가 됐다. 1995년 프로에 데뷔한 뒤 2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일본 프로야구에 이어 메이저리그도 경험했으며 KBO리그에서의 소속팀도 해태를 거쳐 삼성, 다시 KIA가 됐다.

입단 2년차인 1996년부터 1군 붙박이 선수로 활약한 임창용은 1997년에도 64경기에 나서 14승 8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그 해는 타이거즈가 '해태'란 이름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임창용의 활약은 그 해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졌다. 5경기 중 3경기에 등판해 5⅓이닝 무실점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팀이 승리한 4경기 중 3경기 중 세이브를 수확했다.

그 후 임창용은 1999시즌을 앞두고 양준혁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고 일본과 미국을 거친 뒤 다시 삼성으로 돌아왔다.

임창용은 2016시즌을 앞두고 KIA 유니폼을 입었다. 비록 불미스러운 일 때문이기는 했지만 20여년만의 고향팀 복귀였다. 지난해 34경기에 나선 임창용은 올해 51경기에 등판해 8승 6패 9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3.78을 남겼다.

사실 나이가 나이인만큼 위력이 예전 같지는 않았다. 때문에 정규시즌 때는 불안한 모습도 여러차례 보였다. 한국시리즈는 달랐다. 1차전에서 무실점 투구를 펼치 뒤 3차전에서도 위기 때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임창용 등 불펜진의 기대 이상 활약 속 KIA는 5차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우승은 20년 전, 그 때와 묘하게 닮아있다. 비록 팀은 LG에서 두산으로 바뀌었지만 1997년에도 광주에서 1승 1패를 한 뒤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3경기에서 모두 웃으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에도 광주에서 상대와 1승씩 나눠 가진 뒤 잠실에서 우승을 확정 지었다.

임창용에게 우승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우여곡절을 딛고 고향팀으로 돌아와 20년만에 다시 느끼는 우승 기쁨은 예전의 그것과 다를 수 밖에 없다.

[KIA 임창용. 사진=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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