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군함도' 류승완 감독 "장삿속? 꼭 봐야할 영화? NO"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여름 극장시장의 장삿속으로 내놓으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꼭 봐야할 영화라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는 '주먹이 운다', '짝패', '베를린', '베테랑'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신작으로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뭉친 작품이다. 또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아 올해 첫 천만 영화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개봉 당일인 26일, 무려 97만 명의 관객들은 '군함도'를 택했다. 이어 이틀째 100만을 거뜬히 돌파한 '군함도'는 155만을 넘어서며 개봉 첫 주말 관객몰이에도 눈길을 끈다. 이미 베테랑으로 천만 감독이 된 류승완 감독이지만, '천만 영화'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앞서 언론시사회에서 류승완 감독은 꽤나 수척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류 감독은 "첫 공개 자리에 모두가 굉장히 긴장하고 잠을 설치고 왔다. 지켜봐주셔서 감사하다"라며 "그런데 '군함도'는 역사를 알리기 위해 만든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담긴 의미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극 영화인 터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

류승완 감독은 "물론 역사를 알린다는 것이 목적 중 하나이긴 했지만, 영화 제작의 첫 번째 이유는 아니었다. 군함도의 이미지를 보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안에서 벌어질 법한 이야기들이 나를 자극했다"라며 군함도의 역사적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이나 책임감은 영화 작업 과정에서 생겨났다고 고백했다.

개봉 후 관객들은 '군함도'에서 일본인과 조선인의 관계가 이분법적, 선과 악으로 그려지지 않고 뭉뚱그려 설명된 것에 대해 지적했다. 결국 조선인들 간의 싸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역사적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앞서 류승완 감독은 시사회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조선인들을 그런 식으로 묘사한 것은 그게 훨씬 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자료 조사를 하면서, 거기에는 나쁜 일본인들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좋은 조선인만 있었던 것도 아니더라. 결국 국적이 문제가 아니라 개인에게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 "특히 이런 배경, 소재를 다룰 때 너무 쉬운 이분법 방식으로 접근해서 자극시키는 방식은 오히려 왜곡하기 좋은 모양새라고 생각했다"라며, "현재 군함도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사실을 갖고도 우리 내부를 돌아보면, 무조건 비판의 화살이 일본에게만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외교부도 책임이 있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무조건 조선인을 좋게만 보는 것은 흥미롭지 않았다"라고 밝힌 류승완 감독이었다. 또 "꼭 봐야할 영화라고 소개가 되기도 하는데 세상에 꼭 봐야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꼭 알아야할 역사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안 보시더라도 군함도와 관련된 역사가 알려졌으면 좋겠다"라고 소신있게 말했다.

류승완 감독은 역사적인 사실을 영화로 모두 전해야겠다는 고발영화적인 성격보다는 역사 속 개인, 그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관객들의 만족도과 아쉬움 등이 다양하게 견해 차를 보이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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