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9.96' 롯데 레일리의 kt 징크스를 어쩌면 좋니

[마이데일리 = 수원 강산 기자] 이렇게 지독한 징크스가 또 있을까. 악마의 편집이면 좋을 텐데, 생중계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또 다시 kt 징크스에 울었다.

레일리는 1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wiz전에 선발 등판, 2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7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고, 갑작스럽게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대량 실점하고 말았다. 결국 롯데는 6-19로 대패했다.

레일리는 이날 전까지 올 시즌 21경기에서 완투승 포함 6승 5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그러나 kt전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22.24(5⅔이닝 15실점 14자책)로 몹시 부진했다. kt전을 제외한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2.64에 불과했다. 8월 첫 등판에서 'kt 징크스'를 떨쳐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결과는 슬펐다.

이날 레일리는 최고 구속 146km 패스트볼(16개)과 커브(15개), 투심(10개), 체인지업(6개), 슬라이더(4개)를 섞어 총 51구를 던졌다.

1회는 깔끔했다. 선두타자 오정복과 이대형을 나란히 땅볼 처리했고, 마르테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삼자범퇴로 산뜻한 출발. 여기까진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나 2회가 문제였다. 김상현을 상대로 던진 6구째가 어이없이 백네트를 향하면서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결국 김상현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윤요섭과 박경수에 연속 안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좌익수 김주현의 송구 실책으로 무사 2, 3루 위기. 장성우의 타구를 유격수 문규현이 빠트리면서 2점째를 내줬고, 박기혁 타석 때 폭투로 추가점을 내줬다.

끝이 아니었다. 박기혁의 볼넷으로 계속된 무사 1, 2루 위기. 김사연의 땅볼 타구를 잡아 2루 주자를 3루에서 아웃 처리해 한숨을 돌렸고, 오정복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그러나 이대형에 우전 적시타를 내준 뒤 마르테의 볼넷, 김상현의 내야안타, 윤요섭의 좌전 적시타가 차례로 터졌다. 추가 3실점. 박경수는 2루수 땅볼로 잡아 힘겹게 이닝을 마쳤다.

결국 레일리는 3회부터 구승민에 바통을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kt전 평균자책점은 19.96으로 오히려 낮아졌다. 그만큼 kt에 약했다는 얘기다. 이날 롯데는 레일리를 구원한 구승민이 2⅔이닝 10피안타(2홈런) 1탈삼진 9실점으로 무너졌고, 김승회도 2⅓이닝 6피안타(2홈런) 3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연쇄 붕괴였다.

한편 롯데는 지난 6월 10일 사직 경기에서 kt의 종전 한 경기 최다 득점(16점) 기록을 만들어준 바 있다. 6-16으로 크게 졌는데, 선발투수가 레일리였다. 당시 레일리는 2⅓이닝 만에 8피안타(1홈런) 2사사구 2탈삼진 8실점(7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kt전 3경기에서 2패를 당했고, 7⅔이닝 동안 22실점(17자책)을 내줬다. kt만 만나면 좀처럼 힘을 못 쓰는 레일리, 이것 참 미스테리다.

[롯데 자이언츠 브룩스 레일리.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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